코너 몰린 아두카누맙 결국 "미국 약값 절반 인하" 선언
코너 몰린 아두카누맙 결국 "미국 약값 절반 인하" 선언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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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입장 발표 "보험 적용 기준 마련 중요 기로" 1년 투약비 50% 인하 강행

'1년 약값 50% 바겐세일(bargain sale).' 

유효성과 부작용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최초의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반값 약"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대를 모았던 유럽 지역 허가에 실패한 데다, 글로벌 허가가 가장 빨랐던 미국 지역마저도 허가 과정을 놓고 부정적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젠은 내년 1월부터 아두헬름의 미국 내 약가인하를 강행한다는 계획을 공식 표명했다.

20일(현지시간) 진행된 회사 발표에 의하면 2022년 1월 1일부터 아두헬름 100 mg/mL(정맥주사제)의 도매가는 기존보다 50% 낮아지게 된다.

통상 4주에 한 번 정맥주사하는 아두헬름 1회 투약 비용의 경우, 현재 약 4,600달러(한화 약 550만원)로 책정됐다. 이를 근거로 연간 치료비용을 추산했을 때 5만 6,000달러(한화 약 6,700만원)에 달한다. 

예정대로 약가인하를 강행할 경우, 연간 치료비용은 2만 8,200달러(한화 약 3,400만원)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이번 약가인하의 배경에는 아두헬름 치료에 따른 부가적인 의료지출이 상당하다는 의료계 비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아두헬름을 투약하기 위해선 아밀로이드 PET 영상스캔 검사를 통해 뇌 아밀로이드 침착 환자를 스크리닝해야 한다. 또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약에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문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일정 기간 마다 MRI 영상검사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

결과적으로 아두헬름 자체의 투약 비용 외에도, 진단 검사비용을 함께 지불해야 한다는 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던 이유였다.

바이오젠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몇 달간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며 "상당한 환자들이 재정적인 부담으로 인해 아두헬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그만큼 치료 시기가 지체된다는 데 해결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내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 서비스가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보험 적용 기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당사의 이번 조치가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는 아두헬름을 포함한 신규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에 대한 보험 적용 기준 가이던스를 제작 중이다.

전문가 논의를 통해 내년 1월 초안을 확정하고, 4월 최종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아두헬름은 최근 유럽지역 시판허가 관문을 넘지 못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이 제출한 아두헬름의 신약허가 신청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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