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거듭하는 알츠하이머 감염 가설 연구, 더 많은 이목 끌 것"
"발전 거듭하는 알츠하이머 감염 가설 연구, 더 많은 이목 끌 것"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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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양의대 생화학교실 문민호 교수

알츠하이머병 발생 병리에 있어 '감염 가설(infection hypothesis)'을 대하는 학계 논의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현재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 임상들이 기대와 달리 성과가 아쉽거나, 더딘 개발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체전략으로, 신경염증 유발 및 다양한 감염 경로가 알츠하이머 발병의 또다른 기전을 담당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으며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상황이 가변적인 만큼,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패러다임도 여전히 '이동'을 거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표적 연구에서 다양한 병원성 인자들을 표적으로 잡는 '다중표적치료(multi-target therapy)' 개념으로 진화하는 학계 분위기가 이를 대변해주는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 건양대의대 생화학교실 문민호 교수팀은 단디바이오사이언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그람 음성균과 이들이 분비하는 내독소 제어를 통한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가능성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 2021년 12월 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논문명: Gram-negative bacteria and their lipopolysaccharides in Alzheimer’s disease: pathologic roles and therapeutic implications).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람 음성균 유래 내독소(lipopolysaccharides, 이하 LPS)에 의해 유발되는 'LPS 폭포수 현상(LPS cascade phenomenon, 내독소 혈증)'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주요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장내미생물총 불균형(microbiota dysbiosis)과 관련해, 그람 음성균의 분포 비율 변화나 환자 뇌 속 그람 음성균 분포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검증적 사실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알츠하이머병 발병기전에 관여하는 그람 음성균의 영향력과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한 것이 연구의 핵심으로 풀이된다.

흥미롭게도 전 세계 학계에서도 감염 가설과 관련해 그람 음성균과 그람 음성균 유래 내독소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전략들을 대체방안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책임저자인 건양대의대 생화학교실 문민호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미생물과 미생물 유래 분자들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는 만큼, 감염 가설은 갈수록 더 많은 이목을 끌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되어 있는 병원균의 종류와 발생 병리에 있어 이들의 작용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밝혀지는 상황으로 감염 가설 연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논문 이미지 자료 중 발췌.
출처: 논문 첨부 이미지 자료 중 발췌.

통상 알츠하이머병은 노화와 관련한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비가역적인 인지저하를 유발한다. 관건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기전으로 지목된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 가설을 근거로 한 표적 치료제 개발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사실. 실제로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임상들이 속속 실패를 경험하며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였다.

이를 놓고 지금껏 시행된 여러 연구들에선 진균 및 세균, 바이러스 등과 같은 다양한 감염원이 알츠하이머병 발병과의 높은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다. 특히 장내미생물총의 불균형 또는 독성 세균 감염은 강력한 염증반응을 유발하거나, 베타 아밀로이드 생산에 관여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발병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단서들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테면, 세균 감염으로 인한 전신 염증반응이 지속될 시 신경세포 사멸을 비롯한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의 침착을 유발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및 진행에도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근거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는 건강한 인원의 뇌보다 5~10배 많은 세균을 가지고 있고, 세균의 분포와 구성에도 차이를 보일 것이란 예상치들이 나오는 이유였다.

문 교수는 "그람 음성균의 경우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해 뇌내 신경염증 및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타우 과인산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됐다"며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및 클라미디도필라 폐렴균(Chlamydophila pneumonia) 등과 같은 일부 그람 음성균은 강한 전신염증을 유발하고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람 음성균으로 인한 부산물들도 뇌에 침투해 신경염증 및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병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문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으로 그람 음성균과 그람 음성균 유래 내독소(LPS) 제어 기전을 주목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치료적 접근법을 제안한 것이다.

주장의 근거는 명확하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그람 음성균 및 그람 음성균 유래 LPS의 분포가 변화한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조합은 베타 아밀로이드의 항상성(Aβ homeostasis)을 비롯한 타우 병리, 신경 염증 및 신경퇴행 등과 같은 다양한 알츠하이머병 발병기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서 LPS는 그람 음성균의 외막에 주로 분포하는 고분자(macromolecule) 물질로, 강력한 내독소(endotoxin)로 작용한다. 문제는 체내 면역체계가 해당 LPS에 민감도가 높다는 점이며, LPS의 농도가 높을 경우 패혈증 및 패혈성 쇼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대목이다. 이렇게 발생한 패혈증은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 진행의 위험인자로도 거론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장 내 LPS 농도가 정상치보다 3배에서 6배까지 높다는 연구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LPS가 유도하는 염증유발 면역조절(LPS-induced pro-inflammatory immunomodulation)은 알츠하이머병 발생병리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고려된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기반으로 최근들어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놓고 지속적으로 감염 가설이 제안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람 음성균이나 그람 음성균 분자를 타깃한 치료적 접근법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및 인지 기능 장애를 상당히 완화시킬 것으로 낙관하는 이유기도 했다. 그는 "그람 음성균과 LPS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여러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아직 병리기전에 대해선 명확히 밝혀지지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그람 음성균과 LPS의 역할과 병태기전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해당 표적 치료제의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논의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LPS 유발 내독소 혈증 현상 주목 "필수 표적 시사"…"알츠하이머병 영향 균주 분류 및 특정화 작업 필요"

문 교수는 "그람 음성균은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중추신경계(CNS)에 직접 침투할 수 있고 알츠하이머병 발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여러 그람 음성균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장내미생물총 불균형, 베타 아밀로이드 병리, 타우 과인산화, 신경염증 및 신경퇴행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불어 그람 음성균에 의한 부산물들이 알츠하이머병 병리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그람 음성균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필수적인 표적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관전 포인트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그람 음성균 유래 LPS가 직접적인 병원성 인자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LPS는 미세아교세포의 TLR4를 통한 신경염증 및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등 알츠하이머병 병리에도 직접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촉진하거나,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내독소 혈증(LPS cascade phenomenon)' 현상을 고려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표적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람 음성균과 이들이 방출하는 LPS 제어기전은 새로운 약물 치료전략으로도 중요도가 상당한 만큼,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다양한 옵션들에 대한 평가도 소개했다. 항생제 및 진지발리스균이 방출하는 진지페인 억제제(Gingipain inhibitor), 장내세균총의 불균형을 조절할 것으로 기대하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분변이식술(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는 뇌와 장내미생물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개념 가설인 '뇌-장-미생물 축'을 근거로 한다. 뇌의 기능장애가 장내 미생물 분포에 영향을 주는데 나아가, 장내미생물총의 상태가 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LPS를 방출하는 그람 음성균 조절이 학계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항생제 및 분변이식술과 같은 박테리아 표적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부작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하게 광범위한 세균을 표적으로 하는 비특이적 약물의 사용으로 인한 잠재적인 부작용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미치는 그람 음성균을 분류하고 특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실용적인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람 음성균과 이들이 방출하는 LPS를 제어하는 기전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을 예방하는 최선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논문 집필에는 문민호 건양대의대 생화학교실 연구팀과 함께 박영민 단디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양현덕 하버드신경과의원 원장이 공동연구진으로 참여했다. 

다음은 문 교수와의 일문일답.

문민호 교수.
문민호 교수.

Q. 교수님께서는 알츠하이머병에서 LPS가 유도하는 염증유발 면역조절이 알츠하이머병 발생 병리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을 제안했다. 알츠하이머 병리에 있어 '감염 가설'에 대한 연구 상황이나, 학계 분위기는 어떤가.

문 교수- 알츠하이머병과 미생물 감염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논문의 수가 최근 3년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며, 여러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감염 가설을 다루는 논문들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되어 있는 병원균의 종류와, 알츠하이머병 병리에서 이들의 작용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많이 밝혀지는 상황으로 감염 가설 연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미생물과 미생물 유래 분자들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는 만큼, 감염 가설은 갈수록 더 많은 이목을 끌 것으로 생각된다. 감염 가설은 치주염 관련 연구와 근래의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그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Porphyromonas gingivalis와 이들의 외독소가 치주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다수 보고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을 기반으로 Cortexyme社가 개발한 진지발리스균 외독소(gingipain) 표적 약물인 'COR388'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감염 가설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 시도의 대표적 예시로서 학계의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고농도로 존재하는 내독소(LPS) 역시 신경염증 유발을 비롯한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병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감염 가설 연구에는 세균 자체의 작용 및 외독소 뿐만 아니라, LPS가 중요한 병리인자이자 치료표적으로서 더 많이 고려될 것으로 생각된다.

Q.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해, 그람 음성균이 중추신경계에 직접 침투하는 다양한 경로를 논문에 설명했다. 그렇다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특정 그람 음성균주들의 종류와 주목하는 대표적인 침투 경로에는 무엇이 있는가.

문 교수-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된 그람 음성균으로는 Porphyromonas gingivalis, Chlamydia pneumoniae 등을 대표적인 예시로 들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에서 그람 음성균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는 경로로써 '뇌혈관장벽을 구성하는 세포들 사이로 통과(opening the paracellular pathway)'하거나 '뇌혈관장벽 내피세포 파괴(disruption of endothelial cell)', '트랜스사이토시스(transcytosis)' 등이 제안된 바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중 뇌혈관장벽 손상을 통한 침투 경로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P. gingivalis를 비롯한 일부 그람 음성균은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유도 및 세포사 관련 인자들의 활성을 자극하는 등의 기전으로 뇌혈관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혈관장벽의 손상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중요한 현상이며, 선택적 투과기능의 상실과 함께 다른 병원균의 유입 역시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

Q. 그람 음성균 유래 LPS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고농도로 존재한다는 검증적 사실들을 언급했다. 직접적인 병원성 인자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연구를 통해 지목한 'LPS cascade phenomenon'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문 교수- 기존 문헌들에서 LPS는 주로 알츠하이머병 병리의 중간 과정에 개입하여 병리를 악화시키는 역할로 강조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LPS가 이미 진행 중인 베타 아밀로이드 병리 및 타우 병리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뿐만 아니라, 베타 아밀로이드 생성 및 타우 과인산화와 관련된 요소들에도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LPS가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상위 분자(upstream molecule)처럼 작용해 베타 아밀로이드 병리와 타우 병리의 발생을 촉발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개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PS가 베타 아밀로이드 병리∙타우 병리∙신경염증∙신경세포사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현상들의 개시를 직접 촉발하는 인자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LPS cascade phenomenon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병리에서 LPS cascade phenomenon이 기존의 인식보다도 훨씬 큰 중요성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Q. 그람 음성균과 이들이 방출하는 LPS 제어기전은 새로운 약물 치료전략으로도 중요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항생제 및 진지발리스균이 방출하는 진지페인 억제제, 장내세균총의 불균형을 조절할 것으로 기대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분변이식술 등을 옵션으로 언급했다. 개별 옵션들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점은 어떻게 평가하나.

문 교수- 광범위 항생제는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신경염증을 감소시키고 인지기능 감퇴를 완화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지만, 알츠하이머병 병리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그람 음성균 뿐만 아니라 유익균까지 모두 억제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장내세균총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대표적 한계로 들 수 있다.

진지페인 억제제는 동물실험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켰고 임상시험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지만, 진지페인 분비균에 감염되어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만 유효한 옵션이라는 한계가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개선하고 동물모델과 환자 모두에서 인지기능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될 수 있는 균종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의 개선에 효과적인 균종의 프로파일이 명확히 정립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 관련 이슈를 비롯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장기적인 안전성 평가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제시된 바 있다. 

분변이식술 역시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완화하고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켰지만, 안전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근래에 분변이식을 받은 환자가 '광범위 베타락탐 분해효소 생성 대장균'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향후에는 공여자로부터 채취한 분변에서 감염증을 일으키거나 알츠하이머병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균주들을 배제하고, 안전하고 유익한 효과를 주는 균주만을 선별하여 이식한다면 더 안전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Q. 올해 CTAD 컨퍼런스에선 진지페인 억제제 관련 'GAIN 연구'가 발표됐다. 가능성 만큼은 충분히 확인한듯 한데, 교수님의 연구 방향에도 부합하는 결과지로 생각된다. 해당 결과에 주목할 점은 무엇인가.

문 교수- 진지페인 억제제 '아투자진스타트(COR388)'의 2/3상 진입은 감염 가설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의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 인지기능과 관련한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지만, 심각한 치주염을 가진(타액에서 더 높은 농도의 P. gingivalis DNA가 검출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하위그룹 분석에서 인지기능 감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물론, 해당 결과 해석에는 다소 논쟁적인 부분도 있다. ADAS-cog11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있었으나, ADCS-ADL에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환자 타액에서 검출되는 P. gingivalis DNA의 감소와 인지기능 평가지표 값의 변화가 연관됐다는 점은 감염 가설을 기반으로 한 치료 전략의 잠재적 유효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COR388의 GAIN 임상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병원균 억제를 통해 인지기능 감퇴를 부분적으로 완화함으로써 감염 가설의 실증적 근거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COR388의 후속으로 올해 9월에 임상 1상에 진입한 2세대 진지페인 억제제 COR588은 임상 기준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논문> Kim, H.s., Kim, S., Shin, S.J. et al. Gram-negative bacteria and their lipopolysaccharides in Alzheimer’s disease: pathologic roles and therapeutic implications. Transl Neurodegener 10, 49 (2021). https://doi.org/10.1186/s40035-021-0027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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