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리바이오의 AR1001은 알츠하이머에 동반된 우울증을 어느 정도 개선시켰는가?
[칼럼] 아리바이오의 AR1001은 알츠하이머에 동반된 우울증을 어느 정도 개선시켰는가?
  • 양현덕 기자
  • 승인 2021.12.31 09:32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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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

우울증은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 동반되고 돌봄 부담을 가중시키는 중요한 증상인 만큼 알츠하이머에 동반된 우울증을 개선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리바이오(이하 ‘회사’)는 지난 11월 발표한 남성 발기부전치료제 AR1001(성분명: mirodenafil)의 알츠하이머 미국 임상 2상을 분석한 후 ‘우울증상의 획기적인 개선도 놀라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답변에 앞서 회사는 지난 12월 16일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AR1001이 ‘치매성 우울증을 개선하는 의미있는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AR1001이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우울증을 어느 정도 개선시켰는지 그리고 회사가 밝힌 바와 같이 과연 ‘우울증상을 놀라울 만큼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임상 2상은 경증 및 증등도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AR1001을 26주간 복용했을 때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대조군 연구이다. 연구는 210명의 경증 또는 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총 26주 간 이뤄졌으며, 환자는 위약군, AR1001 10 mg 복용군, 또는 AR1001 30 mg 복용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위약군 환자는 추가 26주 연장시험에 선택적으로 참여했으며, 10 mg 또는 30 mg 복용군으로 재배정됐다.

연구에서 유효성을 평가하는 두 가지 일차지표는 ADAS-Cog 13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 13)과 ADCS-CGIC (Alzheimer's Disease Cooperative Study-Clinical Global Impression of Change)이며, 2차지표로는 MMSE-2 (Mini-mental status examination 2), NPI (Neuropsychiatric Inventory), GDS (Geriatric Depression Scale, 노인우울척도), C-SSRS (Columbia Suicide Severity Rating Scale), QOL-AD (Quality of Life in Alzheimer's Disease) 등을 사용했다.

이 연구에서 AR1001이 알츠하이머 환자에 동반된 우울증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AR1001(10 mg 또는 30 mg)을 복용한 환자에서 26주 후의 GDS 점수로 평가한 우울증상이 위약군보다 개선됐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지난 11월 CTAD 2021 학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치매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경증 치매군’과 ‘증등도 치매군’으로 구분하고 ‘AR1001 단독 복용군’과 ‘AR1001군과 기존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 병용 복용군'으로 나누어 GDS 점수 변화의 하위그룹분석(sub-group analysis)이 이뤄졌다.

아래 도표로 표시된 분석 결과를 보면, 연구 시작 26주 후에 경증 치매군과 증등도 치매군, 그리고 단독 복용군과 병용 복용군 어느 그룹에서도 GDS 점수가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개선됐다는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GDS (Geriatric Depression Scale, 노인우울척도), CTAD 2021 발표 슬라이드 발췌

다만, 위약 대조군이 존재하지 않는 52주 후에 ‘AR1001 30 mg 단독 복용군’과 ‘AR1001 30mg을 복용한 경증 치매군’에서 위약군 대비가 아닌 연구 시작점 대비 우울증이 개선되었을 뿐이다. 

AR1001 10 mg 또는 30 mg을 기존의 치매약과 병용한 경우, AR1001 10 mg 단독 복용군, AR1001 10 mg을 복용한 경증 치매군, AR1001 10 mg 또는 30 mg을 복용한 증등도 치매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우울증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

위와 같이 우울증 개선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GDS 점수 변화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AR1001이 알츠하이머치매에 동반된 우울증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고 결론을 내릴 만한 근거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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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1-12-31 11:14:50
아무리 돈과 관련되어 있어도 검은 것을 하얗다고 하는 것은 범죄입니다.

김성전 2021-12-31 22:44:36
미국에서 수련을 받은 MD/PhD입니다. 편협함을 벗어난 객관적인 분석 칼럼에 감사드립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국내 바이오벤처의 잘못을 눈감아 줄 수도 있는데, 회사의 잘못된 부분에 대하여 감정을 배제하고 과감히 잘 지적해주셨습니다. 이러한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거나, 이러한 비판이 회사의 앞길을 막을 정도라면 신약개발에 성공할 자격이 없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도 때론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제적인 표준에서 옳고 그름에 대하여 논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적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며 책임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비판이 회사의 신약 개발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중희 2021-12-31 18:56:04
미국에서 트레이닝 한 MDPHD 로써 현재 작은 바이오벤쳐를 이끌고 있습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써 국내에서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를 응원하지는 못 할 망정 편협된 관점에서 끝도 없이 회사를 비하하는 기사들을 보는게 안타깝습니다. 치매 임상에서는 시작점 대비 인지기능 및 우을증이 통계적 유의성을 갖고 개선이 되는 경우는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인용한 그래프를 보면, AR1001단일복용군 그리고 경증 치매군에서 30mg을 복용한 환자들은 52주 후일관성 있게 통계적 유의성 있는 우을증 개선이 보입니다.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개인적인 악감정이 담긴 기사는 대한민국을 빛낼수 있는 회사의 앞길을 막을 수 있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교과서적인 분석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국내 신약개발을 응원할 수 있길 바랍니다

김성전 2022-01-02 10:30:40
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는군요. 위약군은 26주 후에 왜 사라졌을까요? 26주 후에 위약군과 치료군에서 통계적 차이가 있었다면 그 때도 위약군을 없앴을까요?

만일, 26주 이후의 위약군 자료를 missing data로 간주하여 LOCF (last Observation Carried Forward) 분석을 했다면 52 후 위약군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

김성전 2022-01-02 10:29:20
김중희 선생님께서는 아래의 댓글에 다음과 같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치매 임상에서 시작점 대비 인지기능 및 우울증이 통계적 유의성을 작고 개선이 되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인용한 그래프를 보면, AR1001 단일 복용군 그리고 경증 치매군에서 30 mg을 복용한 환자들은 52주 후 일관성 있게 통계적 유의성 있는 우울증 개선이 보입니다.’

통계에 익숙한 과학자라면, 이 부분에서 ‘위약군에서는 어땠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칼럼에서 인용한 그래프를 보면, 26주까지 존재했던 위약군에서도 시작점 대비 인지기능과 우울증이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습니다. 이런 결과라면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