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타민D' 수치 주목하는 이유?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타민D' 수치 주목하는 이유?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1.05 17:0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 혈중 활성 및 유리 '25(OH)D' 수치 모두 낮아 "건강한 인원과 비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중 비타민D 수치는 건강한 인원과 차이를 보인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비타민D 수치를 비교 분석한 최신 연구 결과, 수치적으로도 가능성을 시사하는 임상적 증거들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비타민D 수용체가 인지 기능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뇌의 여러 영역에서 다양하게 발현된다는 점과, 비타민D가 항염 및 항산화작용을 통해 체내 활성산소의 생성을 줄여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혜택을 가진다는 것은 짚어볼 부분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건강한 인원에서 체내 비타민D 수치를 비교 평가한 연구 데이터가 '진단검사의학회지(Laboratory Medicine)' 제52호에 게재됐다.

교신저자인 터키 아드난멘데레스의과대학 신경과 Esra Ertilav 박사는 논문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유리 및 생체 이용 가능한 혈중 25(OH)D 수치가 낮게 검출된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며 "비타민D의 활성 유리 형태가 감소된 것은 결국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행된 연구들에서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경우, 일반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혈중 활성 비타민D(25-hydroxyvitamin D, 이하 25(OH)D) 수치가 더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때문에 이번 연구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건강한 인원에서의 25(OH)D 수치의 생체이용률을 비교하는 데 초점을 잡은 이유였다. 통상 신체에는 비타민D의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지만, 혈액 속 비타민D 대사물의 99% 이상이 단백질에 결합(1,25-dihydroxyvitamin D)되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되는 양이 극히 적은 상황이다. 따라서 비타민D의 총량보다는 혈액 속에 전구체 형태로 떠다니는 여러 활성 비타민D, 즉 25(OH)D 지표를 비교한 것이다.

연구를 살펴보면, 알츠하이머병 연구그룹은 국립노화연구소 및 알츠하이머협회(National Institute on Aging-Alzheimer's Association) 기준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60세 이상 환자 85명과 건강한 대조군 85명의 비타민D 데이터를 비교했다.

결과 판정에는 ▲전체 1,25-dihydroxyvitamin D 수치를 비롯한 ▲총 25(OH)D ▲비타민D 결합 단백질(vitamin D binding protein, 이하 VDBP) ▲부갑상선호르몬(parathormone) ▲칼슘, 인 및 알부민 ▲유리 25(OH)D ▲생체 이용 가능한 25(OH)D 혈청 수치 ▲25(OH)D/총 25(OH)D 비율의 생체이용률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총 25(OH)D 및 유리 25(OH)D 수치와 생체 이용 가능한 25(OH)D의 혈청 수치, 25(OH)D/총 25(OH)D 생체 이용 비율이 건강한 대조군 대비 모두 유의하게 낮게 나왔다. 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VDBP 수치가 더 높게 관찰된 것이다.

#항염 및 신경보호 효과 "아밀로이드 침착 억제, 타우 단백 탈인산화 관여 인산가수분해효소 활성 조절"

대표적 신경퇴행성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침착과 독성 타우 단백의 엉킴 현상 등으로 인해 뇌 염증반응 및 산화 스트레스 손상, 신경 기능장애 등을 유발하게 된다.

여기서 비타민D는 칼슘 항상성을 비롯한 뼈의 조직을 만드는 과정인 골광화작용(bone mineralization)과 면역체계의 분화에도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작용한다. 

먼저 비타민D의 변환과정을 짚어보면, 피부의 표피층 세포에 존재하는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7-dehydrocholesterol)이라는 전구물질(provitamin D3)의 경우 자외선에 의해 '콜레칼시페롤(Cholecalciferol, Vitamin D3)'로 전환되어 비타민D의 기본 재료로 공급된다.

해당 콜레칼시페롤이 간에서 25-hydroxylation 과정을 거쳐 25-OH Vitamin D3로 1차 활성화가 일어나고, 부갑상선에서 분비되는 부갑상선호르몬(2차 활성화 작용)에 의해 비타민D의 활성 호르몬 형태인 '칼시트리올(Calcitriol, 1,25-(OH)2 Vitamin D3)'로 전환되는 것이다. 결국 비타민D의 최종적인 대사산물로 25(OH)D의 변환과정을 마무리짓는 셈.

아직까지 이러한 25(OH)D의 적정 수준에 대해선 명확히 논의된 바가 없지만, 해당 수치는 결합 단백질 및 비타민D 수용체의 유전적다형성(genetic polymorphism), 대사효소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혈중 25(OH)D의 농도를 검사해 '30 ng/ml 미만'을 비타민D 결핍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 남성의 87%, 여성의 93%가 결핍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관전 포인트는 비타민D의 주요 역할이다. 칼슘과 인산염(phosphate)의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항염증작용 및 면역조절, 세포성장 제어, 세포 분화와 사멸, 종양 형성에 대한 방어기전 등에도 밀접하게 관여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D 수용체가 인지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뇌의 여러 영역에서 발현된다는 부분도 주목된다. 이를테면 해마(hippocampus)를 비롯한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 대상회(cingulate gyrus), 미상-피각(caudate-putamen), 시상(thalamus)과 시상하부(hypothalamus), 흑색질(substantia nigra), 소뇌(cerebellum)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산화 스트레스를 비롯한 염증, 신경의 칼슘 신호전달 손상 등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고려된다"며 "비타민D는 아포지질단백(apolipoprotein) A1과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를 통해 항염효과를 보인다. 또 산화질소 합성효소와 글루타밀 전이효소(glutamyl transpeptidase)를 통한 항산화효과로 활성산소의 생성을 감소시켜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효과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 발생병리에 있어 비타민D와 대사산물은 아밀로이드 원섬유의 비정상적인 축적을 억제하고 타우 단백질에 탈인산화작용을 하는 인산가수분해효소(phosphatase-2A)의 활성화를 조절함으로써 신경보호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 Esra Ertilav, MD, Nur Ebru Barcin, MD, Sebahat Ozdem, MD, Comparison of Serum Free and Bioavailable 25-Hydroxyvitamin D Levels in Alzheimer’s Disease and Healthy Control Patients, Laboratory Medicine, Volume 52, Issue 3, May 2021, Pages 219–225. https://doi.org/10.1093/labmed/lmaa06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곽용태 2022-01-06 15:14:35
흥미로운 기사입니다. 비타민 D의 섭취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