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심혈관질환, 남성보다 여성서 인지저하 위험성 크다 
중년 심혈관질환, 남성보다 여성서 인지저하 위험성 크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1.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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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오클리닉 인구기반 분석 진행 "여성서 높은 연관성 주목"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중년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인지저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돼 이목이 쏠린다.

1,400여 명에 달하는 인구기반 분석연구 결과, 당뇨병을 비롯한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등이 여성에 발병할 경우 남성에서보다 더 강력한 인지저하와의 연관성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인지저하에 미치는 영향력을 성별에 따라 비교 분석한 최신 연구 데이터가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2년 1월 5일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미국 메이오클리닉 신경과 Michelle M. Mielke 교수는 논문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남성과 여성 모두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결과는 해당 심혈관질환에 노출된 여성들의 경우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더없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최근 들어 심혈관위험이 중년층의 인지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연구팀은 이러한 심혈관 위험인자들과 인지저하 사이의 연결고리를 놓고 성별에 따른 차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 것.

이는 75세 이후에 발견되는 노년기 치매와 관련해 중년층 심혈관 위험인자 파악에만 초점을 맞춰온 기존 연구들과 비교되는 부분이었다.

해당 연구를 살펴보면, 메이오클리닉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연령은 50세~69세로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1,857명이 평가의 주요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의 평균 학력은 14.9년(교육기간)이었고, 체질량지수(BMI)는 29.7이었다.

#성별에 따른 영향력 차이 분석…"여성 관상동맥질환서 인지저하 두드러져" 

임상참가자들의 78.9%는 최소 한 개 이상의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해당 비율은 여성(74.5%)보다 남성(83.4%)에서 더 높았다.

성별에 따른 특징을 비교했을 때, 주목할 만한 차이점도 나타났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개별적인 심혈관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았음에도 더 적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대목. 특히 임상에 참여한 남성들의 경우, 여성보다 교육수준은 높았고, 비만도를 가르는 BMI 수치도 더 높았다는 부분이다.

이후 연구절차에 따라, 참가자들은 15개월마다 의료진 대면 인터뷰와 신경학적 평가, 짧은 기억력 테스트가 포함된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신경학적 검사에는 기억력 및 언어, 실행기능, 시공간 기술 등 4개 영역에 걸쳐 9가지 검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의 대부분은 전반적인 인지저하나 하나 또는 두 개의 인지영역에 평가가 집중됐지만, 이번 분석에선 다양한 인지영역(multiple cognitive domains) 평가에 주목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관상동맥질환을 비롯한 부정맥, 울혈성 심부전, 말초혈관질환, 뇌졸중 등과 같은 심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의무기록 정보를 수집했다"며 "여기엔 고혈압 및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여부, BMI 지표 등이 모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일단 연구팀은 임상참가자들의 성별 및 연령, 교육기간, 우울 증상, 동반 질환, 약물 및 아포지단백E(APOE) 유전자형에 따른 보정작업을 진행한 이후, 평균 3년간의 추적관찰을 시행했다. 추적관찰기간 동안 후속 방문이 없었던 인원을 제외하고는 총 1,394명이 최종 분석 대상이 됐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대부분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보다 강력한 인지 기능 저하에 연관성을 보고했다. 특히 관상동맥질환의 경우, 오직 여성에서만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인지저하 관련성을 보고한 것이다(P < 0.05). 다만 울혈성 심부전에서는 여성이 아닌, 남성에서 언어 능력의 저하와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에 진입하는 시점이므로 에스트로겐 수치의 변동성이 여성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력도 고려해봐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 호르몬 수치에 대한 관점을 넘어서 이번 결과에 새로운 해석도 요구된다"며 "여성들의 심혈관질환 상태에 따라 인지 기능 불균형을 초래하는 다양한 사회심리적인 요인들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 Sex Differences in the Association Between Midlife Cardiovascular Conditions or Risk Factors With Midlife Cognitive Decline Nan Huo, Prashanthi Vemuri, Jonathan Graff-Radford, Jeremy Syrjanen, Mary Machulda, David S. Knopman, Clifford Jack, Ronald Petersen, Michelle M. Mielke. Neurology Jan 2022, 10.1212/WNL.0000000000013174; DOI: 10.1212/WNL.0000000000013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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