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정신병 진행? "타우병증 주목해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정신병 진행? "타우병증 주목해야"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3.21 17: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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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NI 코호트 활용 타우 PET 영상 비교 "연관성은 주목"
출처: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Psychiatry 2월 온라인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서 정신병 증세를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인자로 '타우병증(tauopathy)'을 주목해야 한다는 학계 의견이 다시금 조명받을 전망이다.

타우 PET 영상검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뇌의 전두엽 및 측두엽, 후두엽 피질 등 영역에서 타우 단백질 농도가 높아진 인원들의 경우에는 정신병(psychosis) 발생을 비롯한 인지 기능장애의 발생 속도가 빨라진다는 평가가 제기된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타우 PET 영상검사를 통해 타우병증과 정신병 발생의 상관관계를 파악한 최신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Psychiatry' 2022년 2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일단 타우병증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계질환에 주요 발병 요인으로 지목되는 독성 타우 단백질 관련 질병들을 말한다. 

통상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내에 용해돼 액체상으로 존재하게 되는데, 세포 내 골격에 붙어 세포의 구조를 안정화시키거나 분화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가진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세포 골격에서 분리되는 순간 여러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아 단백질 응집반응을 일으킨 뒤 액체에서 고체로 상전이(相轉移)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타우 응집체가 신경세포를 사멸시켜 뇌에 '손상'을 가하게 되는 것이다.

책임저자인 미국 파인스타인의학연구소(Feinstein Institutes for Medical Research) Jeremy Koppel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은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만성외상성뇌병증(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과는 소견이 다르다"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의 정신병은 독특한 타우 병리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라도 정신병 발생 인원과 정신병이 발생하지 않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의 차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8F-AV1451' 리간드 사용 타우 PET 영상…"추가 임상 진행 예정"

학계 조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환자의 최소 25%에서 50% 수준은 환각 및 망상 등과 같은 정신병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관건은 치매 환자의 정신병이 반복적인 입원을 비롯한 요양원 입소 가능성, 치매의 빠른 진행, 이환율 및 사망률의 증가 등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는 대목이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서의 정신병 병리 증상을 파악하기 위해 타우 PET 영상검사를 사용했다. 더욱이 해당 검사법은,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의 불용성 및 나선형 필라멘트에 높은 친화력을 보이는 '18F-AV1451'을 PET 검사의 리간드(ligand·접합물질)로 이용했다는 점. 

또한 연구의 표본은 대표적인 국제 알츠하이머 코호트 중 하나인 'ADNI (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근간으로 삼았다. 해당 ADNI 코호트는 북미지역에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최장 11년 간에 걸쳐 1,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였다. 무엇보다 MRI 및 PET 영상 이미지, 뇌척수액(CSF), 혈액 바이오마커 등의 유효성 검증 자료들이 업데이트되는 공유 플랫폼이라는 대목이다.

여기서 연구는 타우 PET 영상검사 시작 당시를 기점으로 정신병이 발생한 알츠하이머병 환자 17명과, 정신병이 발현되지 않은 환자 50명을 선별해 그 차이를 비교했다. 이들에서는 정확한 저울질을 위해 성별 및 연령, 교육수준 등의 변수들을 모두 보정한 뒤 분석을 시행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두 개 대조군에서 타우 PET 영상검사를 통해 인지 기능상태의 시간적 변화(longitudinal change)를 파악하는 것으로 잡혔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18F-AV1451 리간드와의 결합으로 시각화된 타우 PET 영상분석 결과 뇌의 전두엽 및 측두엽 내측, 후두엽 피질에서 타우 병리가 증가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선 정신병을 비롯한 인지 기능저하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고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다음 연구에서는 정신병 증상 전체로 범위를 넓게 잡아 정확히 뇌의 어느 부위에 타우 단백이 위치했을 때 이러한 연관성이 증가하는 지를 평가할 계획"이라면서 "타우 PET 영상검사 연구에 참여할 환자들을 모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한점? "표본 작아 추가 연구 필요"…"환자 약물사용 모니터링도 필수" 

한편 이번 연구에 대한 전문가 논평도 달렸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신경과 Gwenn Smith 교수는 "타우 PET을 활용한 영상검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정신병 발병에서 해당 단백질과 신경전달물질의 상호역할에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한점으로 "연구팀이 언급한 바와 같이 모집된 표본의 크기가 작고 환자들에서의 약물 사용이 통제되지 않았다"며 "정신병 발병과 관련된 타우의 종단적 변화과정들을 파악하고 정신병의 차원(dimension)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연구에서는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타우 수치가 증가하는 메커니즘과 도파민 및 세로토닌 뉴런 등의 신경세포 시냅스 변화도 함께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더불어 타우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는 항정신병 약물의 부작용에도 높은 민감성을 보이는 만큼 주의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Gomar, J.J., Tan, G., Halpern, J. et al. Increased retention of tau PET ligand [18F]-AV1451 in Alzheimer’s Disease Psychosis. Transl Psychiatry 12, 82 (2022). https://doi.org/10.1038/s41398-022-0185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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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2-03-22 08:49:38
이런 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약물 효과입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naive 환자를 대상으로 하던지 아니면 연구표본을 늘려야 하는데 둘다 쉽지가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