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복잡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과정을 후각 자극만으로 5분 이내에 구분하는 새로운 치매진단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김재관 교수와 조선대 이건호 교수 연구팀은 후각 자극 시 전전두엽에서 측정한 근적외선 신호를 기반으로 인지기능 장애 여부와 알츠하이머 치매를 구분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알츠하이머 진단 시 인지기능 검사나 뇌 MRI 또는 아밀로이드 PET-CT 결과를 종합 고려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그 시간은 길게는 몇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후각 자극을 통해 구분하는 방법을 활용할 경우 치매 단계를 5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검사 이후 추가 정밀 검사를 진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에서 제시한 fNIRS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기술은 뇌 MRI나 아밀로이드 PET-CT보다 경도인지장애를 빠르면서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fNIRS(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는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으로 인체조직에 대한 투과성이 좋은 근적외선 파장의 빛(650~100nm)을 머리의 한쪽에 조사하고 광조사 위치로부터 3c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두개골을 지나 뇌 피질을 통과해 나오는 빛을 검출하고 이를 통해 뇌의 혈류량 및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법이다.
연구진은 효과적인 치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조기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발견함으로써 치매 관리 및 임상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전 연구들에서 인지기능 저하 증상 발현 이전에 후각 기능이 정상인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후각 기능의 저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부분에 미흡한 점이 있었으며, 이번 연구는 뇌 전전두엽에서 후각 기능의 변화를 근적외선 분광 기법을 통해 정량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치매 단계를 진단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진단기법의 효과 확인을 위해 총 97명을 대상으로 뇌 전전두엽에 근적외선 측정 프로브를 붙이고, 4가지 향기(무향, 다우니, 민트, 가죽) 자극을 준 후, 뇌 전전두엽에서 변화하는 헤모글로빈의 값을 fNIRS를 이용하여 측정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새로운 진단기법이 뇌 MRI 또는 아밀로이드 PET-CT보다 우수한 진단 능력을 갖췄으며, 여러 치매 설문지(MMSE, SNSB)와 같은 기존 치매 검사와도 유사한 진단 정확도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공동 교신을 맡은 김재관, 이건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진단 과정이 매우 간편할 뿐 아니라 소요 시간도 5분 내외로 짧으며, 비용이 훨씬 낮으면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줘 임상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스트 김재관 교수와 조선대 이건호 교수가 주도하고 김재원 박사과정 학생과 경희의료원 연동건 교수(공동 제1저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의사 과학자 양성 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영국 치매 연구 학회 신경과학 분야의 학술지인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의 2022년 3월 9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
Kim J, Yon DK, Choi KY, Lee JJ, Kim N, Lee KH, Kim JG. Novel diagnostic tools for identifying cognitive impairment using olfactory-stimulated 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 patient-level, single-group, diagnostic trial. Alzheimers Res Ther. 2022 Mar 8;14(1):39. doi: 10.1186/s13195-022-00978-w. PMID: 35260170; PMCID: PMC8905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