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 효소 이용한 파킨슨병 혈액진단 '가능성 저울질'  
CYP 효소 이용한 파킨슨병 혈액진단 '가능성 저울질'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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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베대학 연구팀 개발, 특정 P450 효소 발현 포착해 진단

'사이토크롬(cytochrome) P450(CYP)' 효소의 발현 변화를 감지해 파킨슨병을 감별해내는 차세대 혈액진단법이 검진시장에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혈액검사(액체생검)를 기반으로 하는 해당 진단검사의 경우, 높은 정확도를 비롯해 검사시간이 짧고 분석이 간편하다는 데 이목이 쏠린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에 새로운 검진툴로 혈액검사 기반 사이토크롬 P450의 발현 변화를 감지하는 방안이 연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일본 고베대학 Kohei Ihara 교수팀이 해당 혈액검사법을 평가한 결과, 파킨슨병 및 기타 다양한 만성 염증성질환들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Ihara 교수팀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에도 관련 논문을 발표했지만 파킨슨병에 운동증상이 없는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진단법과 바이오마커는 여전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어 "진단 옵션이 많지 않다는 것은 결국 치료 전략 및 치료제의 개발을 지연시키게 된다"면서 "효율적인 진단체계와 질병 바이오마커의 개발은 파킨슨병을 극복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연구팀은 사이토크롬 P450 발현 양상과 체내 혈청 대사산물의 변화를 주목했다. 이들 지표의 변화가 다양한 만성질환 발생과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대장균(Escherichia coli, 이하 E. coli)의 표면에 발현된 재조합 사이토크롬 P450을 이용한 분석법을 개발했다. 혈청에서 E. coli와 형광물질인 비비드(Vivid)를 혼합해 사이토크롬 P450과 관련된 혈청 대사산물에 의해 유도되는 비비드 분해반응(Vivid decomposition reaction)의 억제율을 측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실제로 연구팀은 궤양성 대장염과 당뇨병, 파킨슨병에 걸린 마우스(실험용 쥐) 모델 평가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 4개의 사이토크롬 P450과 관련된 억제율을 평가한 결과, 두 개의 사이토크롬 P450 효소가 해당 질병의 진행과 증상 악화에 관련성을 보고한 것이다.

더불어 파킨슨병 환자 20명과 건강한 지원자 20명을 비교한 증례-대조군연구(case-control study)에서도 이 같은 가능성이 확인됐다. 12개의 사이토크롬 P450 효소를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와 대조군 사이에서 세 가지 효소의 발현율 차이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사이토크롬 P450 억제율을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을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P450 억제 분석은 엑소좀(exosome) 정제와 같은 전처리가 필요치 않고 단일 효소 반응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분석법보다 쉽고 빠르다는 강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전문가 논평도 달렸다. 미국 UC샌디에고 신경과학과 Douglas Galasko 교수는 "여러 바이오마커가 논의되는 알츠하이머병의 상황과 달리 파킨슨병에서는 혈액 진단 전략이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오히려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측정하기 위해 피부생검을 시행하는 전략의 승인이 더 빠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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