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사회적 고립…치매 발생 위험 "뇌 구조 변했다"  
노년기 사회적 고립…치매 발생 위험 "뇌 구조 변했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16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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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46만명 10년 이상 추적관찰, 인지기능 및 뇌구조적 변화 악영향
출처: Neurology 홈페이지.

노년기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 문제가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최신 연구 결과지가 나왔다.

대규모 전향적 역학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의 경우 일반 대조군에 비해 인지기능이 더 나빴으며 추척관찰 시 치매에 걸릴 가능성도 26% 높게 분석됐다.

주목할 점은, 해당 노인층은 뇌영상검사 결과에서도 뇌 회백질 부피(gray matter volume, 이하 GMV)가 줄어드는 구조적인 변화가 포착됐다는 대목이다.

노년기 사회적 고립과 치매 발생 사이에 상관관계를 파악한 역학조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2년 6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임상참가자들을 9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극심한 사회적 고립을 겪은 노인들은 MRI 뇌영상검사에서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신경정신의학과 Barbara J. Sahakian 교수는 "사회적 고립과 인지기능에 연관성을 입증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노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줄이려는 시도가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인들의 커뮤니티 참여 활동을 지원하거나 취미생활과 동호회 등의 우정관계 구축이 타인과의 사회적 교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추후 치매 위험 감소나 예방전략으로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고립 인원 치매 위험 증가 '주목'…"해마 및 편도체 등 뇌구조적 변화 확인"

출처: 치매안심센터.

통상 학계에서는 전 인구의 고령화 상황을 맞아 노년기 사회적 고립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앞선 연구들에선 사회적 고립을 겪는 노인들의 경우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공개된 바 있으며, 사회적 고립이 아닌 외로움을 느끼는 노년층에서도 치매 발생 위험과의 일부 연관성이 보고된 것이다.

Sahakian 교수팀은 사회적 고립과 치매 발생간에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6만 2,619명의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인지기능 평가 및 MRI 영상 분석을 실시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7세였다.

일단 연구는 임상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평가를 진행했다. 질문에는 ▲타인과 동거여부 ▲친구 또는 가족을 월 1회 이상 방문 ▲동아리 및 모임, 봉사활동 등 사회활동에 주 1회 이상 참여하는지 등이 포함됐다. 여기서 두 개 이상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인원들을 사회적 고립의 경우로 간주했다.

더불어 외로움 지표 설문은 ▲외로움을 느끼는 빈도가 높은가 ▲외로움을 느꼈을 때 타인에게 공유하는 횟수 등을 물었다. 연구에서는 첫 번째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인원 중 타인에게 외로움을 공유하는 빈도가 '월 1회 미만'으로 없는 경우를 외로움 경험 인원으로 정의내렸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연구 시작시점에서 임상참가자들의 9%는 사회적으로 고립됐다고 보고했으며, 6%는 외로움을 경험한 인원으로 조사됐다. 관건은 연령 및 민족, 성별, 학력, 소득 수준 등의 다양한 영향요인들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에서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경험한 인원은 대조군 대비 인지기능이 더 악화됐다는 부분이었다.

평균 11.7년의 추적관찰 기간 총 4,998명의 임상참가자가 치매를 진단받았다. 치매 발병률의 경우, 사회적 고립 인원에서 위험비가 26% 더 높게 나왔다(adjusted odds ratio, 1.26; 95% CI, 1.15 – 1.37).

특히 하위분석 결과에 의하면, 사회적 고립은 평균 연령 64.6세의 노인 참가자에서 위험비가 28% 유의하게 증가했으며(adjusted hazard ratio [aHR], 1.28; 95% CI, 1.16 – 1.40), 우울 증상이 없는 참가자(위험비 27%)에서도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aHR, 1.27; 95% CI, 1.15 – 1.41).

아울러 외로움 지표의 경우도 단변량분석(univariate analysis) 결과 치매 발생 위험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고했으나, 우울 증상 등과 같은 기여요인(contributing factors)을 조정한 후에는 이 같은 연관성이 유의수준에 들지 못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 노인층에서 뇌구조적 변화가 감지됐다는 부분이다.

연구시작 이후 평균 8.8년 동안 3만 2,263명의 임상참가자를 대상으로 MRI 뇌영상검사를 시행한 결과, 사회적 고립이 심각한 노인들은 학습 또는 사고와 관련된 뇌 영역을 포함해 내측 측두엽(medial temporal lobe) 및 해마(hippocampus), 편도체(amygdala), 시상(thalamus) 등을 포함한 뇌 구조의 부피가 더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P < 0.001).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하향조절(downregulation)되는 유전자가 사회적 고립과 관련된 뇌 회백질 부위에서 일부 과소발현되는 경향성이 보고되기도 했다(P = 0.002).

<논문> Chun Shen, Edmund Rolls, Wei Cheng, Jujiao Kang, Guiying Dong, Chao Xie, Xing-Ming Zhao, Barbara Sahakian, Jianfeng Feng. Associations of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With Later Dementia, Neurology Jun 2022, DOI: 10.1212/WNL.0000000000200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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