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색 짙은 HGF-MET 수용체 표적 치매 신약 "효과 확인 못했다"   
패색 짙은 HGF-MET 수용체 표적 치매 신약 "효과 확인 못했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7.0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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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상 ACT-AD 연구 톱라인 결과 공개 "주요 평가지표 달성 실패" 
출처: 아티라 파마 홈페이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신경세포 재생에 초점을 맞춘 'HGF-MET 수용체' 표적 치료제 후보물질 '포스고니메톤'이 중간임상 평가에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이하 HGF)를 타깃으로 하는 차별화된 작용기전으로 뇌기능 개선효과를 자신했으나, 정작 기대를 모았던 임상참가자들의 인지 기능 개선혜택을 확인하는 데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과를 놓고 회사는 추후 하위분석 데이터와, 병행 중인 3상임상 결과를 지켜봐달라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미국 시애틀 소재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제 전문개발사인 아티라 파마(Athira Pharma)가 개발 중인 '포스고니메톤(Fosgonimeton, 실험물질명 ATH-1017)'의 2상임상 'ACT-AD 연구(NCT04491006)'의 톱라인 결과가 공개됐다.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26주간의 치료효과를 평가한 해당 임상 분석 결과, 당초 기대와 달리 연구의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더불어 2차 평가변수로 잡힌 인지 기능 및 전반적인 임상 증세 변화에 대해서도 위약과 비교해 개선혜택이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공개된 데이터의 핵심을 짚어보면, 포스고니메톤을 투약받은 환자군에서는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된 'P300 ERP (event-related potential, 사건 관련 전위)' 지표 변화와 관련해 위약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해당 지표는 뇌기능 개선효과를 검증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로 뇌의 작업기억 처리속도(working memory processing speed)의 기능적 척도를 모니터링하는 데 이용된다. 이는 특정 자극을 제시한 뒤 반응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 등을 측정하는 것으로 두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법을 말한다.

관전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앞서 3월 발표된 포스고니메톤의 또 다른 1상임상(NCT03298672)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고했다는 대목이다.

해당 1상임상은 연령을 기준으로 두 개의 평가가 각기 진행됐다. 18세~45세 연령의 건강한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2, 6, 20, 40, 60, 90 mg 등 총 여섯 가지의 포스고니메톤 용량이 사용됐으며, 두 번째 평가에서는 60세~85세까지의 고령층 성인 29명을 모집했다.

당시 임상참가자들의 뇌에서 전기적 활동을 평가한 결과, 포스고니메톤 치료를 받은 건강한 노인들에서는 신경연결에 손상이 없었기 때문에 P300 ERP 잠복기(latency)의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회사 측은 "포스고니메톤의 반복적인 투여로 P300 ERP 잠복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시켰다"며 "이 같은 효과는 포스고니메톤을 투여한 7명의 알츠하이머 환자 모두에서 나타났지만, 위약을 투여한 4명의 환자는 얘기가 달랐다"고 설명한 것이다.  

그런데 3개월 후 상황은 반전됐다. 아티라 관계자는 이번 2상임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단일제제로 포스고니메톤을 투약받은 참가자 40%의 사후분석(post hoc analysis)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경우 포스고니메톤을 6개월 동안 사용했을 때 약리적인 활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했다"며 "P300 ERP 잠복기 변화와 인지 개선과 관련해 ADAS-Cog11 지표를 3.3 포인트 감소시켰다. 이는 포스고니메톤 단독요법에 잠재적인 혜택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회사는 "이번 결과를 확장해 추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진행 중인 3상임상 LIFT-AD 연구 설계의 최적화를 위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LIFT-AD 연구(NCT04488419)'는 미국내 48개 의료기관에서 55세~85세 연령의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모집하는 연구로 300명의 환자 모집 중 절반 이상의 환자 등록을 끝마친 상황이다.

한편 포스고니메톤은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투과율을 올린 저분자화합물로, 투약 접근성이 높은 피하주사제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데 업계 이목을 끌었다. 

통상 중추신경계에서 발현되는 HGF는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MET 단백질 수용체를 통해 특정 세포들의 성장 및 이동, 혈관 형성을 촉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포스고니메톤의 경우, 전구약물 성분이 체내에서 ATH-1001이라는 활성형태로 전환되어 뇌의 HGF 신호분자와 MET 수용체 간의 상호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작용기전을 가졌다.

따라서 HGF/MET 신호전달과정을 표적으로 하는 포스고니메톤이 이러한 상호작용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기능을 일정 부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였다. 회사 측은 "(궁극적인 목표로) HGF/MET 신호전달을 증강시켜 건강한 신경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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