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바 '시무필람' 임상논문 조작 사건, 전방위 수사로 번지나
카사바 '시무필람' 임상논문 조작 사건, 전방위 수사로 번지나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7.2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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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美SEC 진상조사 이어, 최근 법무부 범죄수사 돌입 조짐 
출처: 카사바 사이언스(Cassava Sciences) 홈페이지.

알츠하이머 치매 분야 신약 개발에 악재(惡材)가 되풀이 되는 모양새다. 

임상자료 조작 논란에 휩싸인 미국 소재 바이오테크 '카사바 사이언스(Cassava Sciences)'에 대한 전방위적 범죄수사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발생 병리에 있어 주요 지분을 담당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을 검증한 논문에까지 임상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 향후 수사결과에는 귀추가 주목된다(본지 2022년 7월 25일자 보도 : |포커스| 흔들리는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찻잔속 태풍일까).

로이터 등의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관련 조사를 수행 중인 복수의 미국 법무부 소속 직원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이 같은 수사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했다. 

법무부 조사에 정통한 담당직원들의 취재를 바탕으로 "카사바의 범죄혐의 조사는 기업이나 개인이 투자자 또는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사실정보를 오도하거나 사기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절차"라고 언급한 것이다.

다만, 이번 수사 대상이 논문 작성에 개입한 특정 개인이나 회사 사업부를 대상으로 하는지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카사바 측 법률대리인은 법무부 수사 진행상황에 대해 어떠한 긍정이나 부정의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담당변호사인 Watson Moss는 입장문을 통해 "카사바 사이언스는 범죄혐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일체의 범죄행위에도 가담한 적이 없다"며 "법적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기관의 요청에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왔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현재 공식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시무필람 임상논문서 웨스턴블롯 이미지 조작 의혹…대규모 3상 2건 시행 "여전히 논란"

20명의 임·직원을 둔 소규모 바이오테크인 카사바 사이언스는 이미 작년 11월에 임상논문 조작 의혹이 공식적으로 불거진 바 있다.

개발사인 카사바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물질(Filamin A 표적) '시무필람(simufilam)'의 임상논문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청원을 접수받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진상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작년 11월 17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카사바의 주가가 22.1% 급락하는 사태가 연출되기도 했다.

당시 카사바 측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특정 정부기관으로부터 임상자료 제출을 요청받은 것은 사실"로 해명했지만 기관명이나 자료의 내용에 대해서는 소상히 밝히지 않았다.

해당 이슈의 시발점은 202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는 카사바의 임상자료와 관련한 시민청원(Citizen Petition)이 접수됐다. 이에 따라 SEC는 시민청원에 기재된 의혹을 면밀히 검토 중인 상황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건을 대리하는 미국 로펌 측이 제출한 시민청원을 살펴보면, "카사바가 2012년 7월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단백질의 존재를 탐지하기 위한 유전자 분석방법인 웨스턴블롯(Western blots) 검사상 일부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그런데 논란을 제보받은 학술지 측의 내부검토 결과는 얘기가 달랐다. 민원이 제기된 이후 신경과학저널은 문제가 된 웨스턴블롯 이미지를 포함한 해당 논문의 원자료격인 미가공 데이터(raw data) 전체를 회사에 요청했다. 자료 제출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흘러나오기는 했으나, 학술지는 내부검토를 통해 시무필람의 웨스턴블롯 이미지상에 데이터 조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카사바는 "임상데이터 조작과 허위 진술에 대한 일각의 주장은 '거짓이자 오해의 소지(false and misleading)'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SEC 대변인은 "진상조사 진행 여부와 관련해선 어떠한 답변도 줄 수가 없다"고 정리한 상황이다.

한편 카사바가 개발 중인 시무필람은 뇌혈관장벽(brain blood barrier)의 투과율을 높인 저분자화합물로, 1일 2회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정제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스캐폴드 단백질(Filamin A)에 결합해 정상적인 형태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 작용기전으로 꼽힌다. 특히 뇌의 타우 과인산화를 차단하고 신경염증을 감소시키는 혜택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무필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3상임상은 총 2건이다. 첫 임상은 'RETHINK–ALZ 연구(NCT04994483)'로 50세~87세 연령의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750여 명을 모집한다. 1일 2회 시무필람 100 mg 용량의 정제나 위약을 무작위로 투약해 52주간 추적관찰을 진행하게 된다.

두 번째 3상임상은 'REFOCUS–ALZ 연구(NCT05026177)'다. 시무필람의 용량 선택지를 50 mg과 100 mg 두 가지로 늘리고, 추적관찰 기간을 78주(18개월)로 확장했다. 대상 환자의 연령대는 50세~87세로 첫 번째 임상과 동일하며,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1,000여 명을 모집해 미국 및 캐나다 지역 23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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