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경험한 남성의 경우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최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발병 위험도는 72세 이상의 연령에 PTSD를 진단받은 남성에서 가장 높았으며, 시의적절한 치료를 위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무엇보다 노인 남성에서 관찰된 PTSD가 파킨슨병의 전구증상(prodromal symptom)일 수 있다는 데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Maccabi Healthcare Services'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2022년 8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해당 데이터는 약 250만 명의 이스라엘인이 등록된 이스라엘 코호트 등록사업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평가된다.
통상 PTSD는 사고, 재해 등 심각한 사건을 통해 얻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속적으로 다시 경험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이스라엘 Maccabitech 연구소 Yael Barer 박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 관전 포인트는 PTSD와 파킨슨병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었다.
연구를 살펴보면, 평균 연령 56세에 PTSD 진단을 받은 환자 8336명(남성 52%)과 PTSD가 없는 대조군 8336명을 대상으로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평균 10년 동안 추적관찰을 시행한 결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은 PTSD를 경험한 환자군에서 대조군 대비 위험도가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adjusted hazard ratio [HR]: 1.48; 95% CI, 1.10 - 1.99; P = 0.01).
세부적으로 PTSD 환자군에서는 117명(1.4%), 대조군에서는 79명(0.9%)이 추적관찰 결과 파킨슨병이 관찰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경향성은 연령과 성별로 추가 계층화 분석을 진행한 결과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72세 이상의 연령에 PTSD로 진단된 남성의 경우, 젊은 연령의 남성과 비교해 파킨슨병 발생 위험도가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HR: 1.95; 95% CI 1.16~3.28; P = 0.01).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앞서 미국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PTSD와 관련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2.7배 증가한 것과 일치하는 데이터였다"라며 "노인 남성에서 PTSD와 파킨슨병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는 강력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성과 달리 여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포착되지 않았다. 이는 2017년 여성 임상참가자가 다수 포함됐던 코호트 결과에서 PTSD 병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추후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3.46배 증가한 것과 상충되는 부분이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나 불안과 파킨슨병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서적이고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파킨슨병 발생 위험과 어느 정도 관련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트레스나 충격적 사건을 겪은 후 정서 및 행동에 부적응 반응을 나타내는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가 파킨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도 있다"며 "또한 일부 연구들에서도 불안한 성격은 남성의 경우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2배, 50세~69세에서는 1.76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Barer 박사는 "앞으로 PTSD와 스트레스 치료가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나 진행속도를 줄일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논문> Barer Y, Chodick G, Glaser Chodick N, Gurevich T. Risk of Parkinson Disease Among Adults With vs Without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JAMA Netw Open. 2022;5(8):e2225445. doi:10.1001/jamanetworkopen.2022.254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