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 인지저하·치매 발생 늘린다?…연관성 주목하는 이유 
치주질환, 인지저하·치매 발생 늘린다?…연관성 주목하는 이유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9.1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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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7건 관련 논문 분석, 치주염 및 치조골 손실, 치아 상실 등 상관관계 주목
출처: 미국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치아 상실 등 치주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금껏 시행된 47건의 관련 논문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치주염 및 치아 상실, 심부 치주낭(periodontal pocket), 치조골(alveolar bone) 손실 등을 경험한 인원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23% 증가했고 치매 위험이 21%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단독 위험인자로 치아 상실 상태만 평가한 경우엔 인지저하 및 치매 발생 위험이 각각 23%, 13%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 치주 건강 상태와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생 위험 사이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시사된 것은 아니었지만, 질환 발생기전을 놓고 상호영향을 주고 받는 위험요인으로 귀추가 주목될 전망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신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2022년 9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동핀란드대학(University of Eastern Finland) 치의학과 Sam Asher 교수는 "관건은 열악한 치주 건강 상태가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겠지만 치주 건강 관리를 통한 치매 관리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받는 감염가설, 치주염 발생 알츠하이머병 위험인자일까?

통상 치아 지지조직의 염증으로 정의되는 치주염은 치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 등 여러 만성 전신질환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발생을 놓고는 연관성을 파악 중인 상황이다.

다만, 알츠하이머병 발생 병리에 있어 '감염 가설(infection hypothesis)'을 대하는 학계 논의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분위기다. 현재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 임상들이 기대와 달리 성과가 아쉽거나, 더딘 개발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체전략으로 신경염증 유발 및 다양한 감염 경로가 알츠하이머 발병의 또다른 기전을 담당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를테면 감염 가설의 경우 치주염 관련 연구는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그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균(Porphyromonas gingivalis, 이하 P. gingivalis)'이 생성되거나, 해당 균의 생존에 필요한 특정 독성물질(lysine gingipain)이 치주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다수 보고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Asher 교수는 논문을 통해 "치주 건강과 인지저하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아직 충분치 않다"며 "하지만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들을 교정하는 치료전략을 통한 예방관리도 고려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완전 및 부분 치아 상실 "인지저하, 치매 발생 위험 연관성 확인"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2022년 4월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 논문들을 전수조사했다. 이를 통해 2,132건의 논문 중 47건이 연구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 24건의 논문은 인지저하와 관련이 있었고, 23건은 치매와 연관돼 있었다.

연구팀은 "종단연구 설계를 통해 환자들의 치아 상실 및 치주 건강 상태를 노출 변수로 설정하고 인지저하 및 치매 발생을 결과 변수로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분석 결과 인지저하와 관련된 연구들의 경우 편향(bias)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도가 '높음' 수준으로 나왔다"며 "치매와 연관된 23건 논문들에서 편향의 전반적 위험은 '보통'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결과들을 짚어보면, 총 20건의 연구 논문에서 치주 건강 상태와 인지저하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치아수가 적거나 발치된 치아가 많은 경우, 치주염, 심부 치주낭 또는 치조골 손실이 있는 참가자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18건의 연구 논문에선 치주 건강 상태와 치매 발생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제시됐다. 실제로 불량한 치주 건강 상태는 인지저하 위험을 23%(odds ratio [OR], 1.23; 95% CI, 1.05 – 1.38) 높였고, 치매 발생 위험은 21%(hazard ratio [HR], 1.21; 95% CI, 1.07 – 1.38) 증가시켰다.

더불어 독립적인 인자로 치아 상실은 인지 기능 저하(OR, 1.23; 95% CI, 1.09 – 1.39)와 치매(HR, 1.13; 95% CI, 1.04 – 1.23) 발생 위험을 각각 23%, 13%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치아 상실의 정도를 기준으로 계층화 분석을 실시했을 때 '부분 치아 상실'은 인지 기능 저하와 더 큰 관련이 있었으며(OR, 1.5; 95% CI, 1.02 – 2.23), '완전 치아 상실'은 치매 발생에 더 큰 영향력을 보였다(HR, 1.23, 95% CI, 1.05 – 1.45). 

이와 관련해 Asher 교수는 치주질환과 인지저하 사이에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잠재적인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그는 "치주염증은 전신염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연쇄반응으로 치매의 위험요인인 신경염증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며 "정확한 발생기전은 불분명하지만 치주 병원체가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치아 상실은 저작기능 장애을 일으키고 추가적인 영양결핍으로 인해 인지장애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치주질환 등 구강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것은 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인지 기능 저하자나 치매 환자들에서 더욱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Asher S, Stephen R,Mäntylä P, Suominen AL, Solomon A. Periodontalhealth,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A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longitudinal studies. J Am Geriatr Soc. 2022;1‐15.doi:10.1111/jgs.17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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