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 효과? 알츠하이머 혈액 조기진단 지각변동 '감지'
레켐비 효과? 알츠하이머 혈액 조기진단 지각변동 '감지'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3.23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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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와 릴리, 일렉시스 아밀로이드 플라즈마 패널 개발 협력
혈액검사 조기진단 관련 분야 선점 경쟁 격화 예고

레켐비의 가속승인 이후 정식승인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가운데 혈액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기술 혁신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젠&에자이의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경도인지장애를 치료 타깃으로 설정해 조기진단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데 따른 변화다.

고도화된 혈액진단 기술로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기술 보유 기업과 새로운 진출 기업 간의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다국적제약사 로슈(Roche)와 일라이릴리(ELI LILLY)는 '일렉시스 아밀로이드 플라즈마 패널(Elecsys Amyloid Plasma Panel, 이하 EAPP)'에 대한 개발 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APP 개발을 진행한 로슈는 일라이릴리와 함께 수백 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에 나설 예정이며, 2년 내 임상시험을 종료 후 2025년까지 FDA에 심사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APP는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을 촉진하는 혈액검사로, 혈장에서 pTau(phosphorylated Tau) 181 단백질과 APOE(apolipoprotein) E4 결과를 결합한 최초의 정성검사다.

pTau의 상승은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반면, APOE E4의 유무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유전적 위험 인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검사 결과가 음성인 환자는 아밀로이드가 양성일 가능성이 낮아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을 재탐색해야 한다.

즉, 승인 시 EAPP 테스트는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병리의 가능성을 식별하고 진단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평가 및 테스트를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추가 도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EAPP는 추가 확증 검사가 필요한 환자 식별을 쉽게 만들어 PET 스캔 또는 뇌척수액(CSF) 검사로 진단 지연을 해소할 수 있다는 평가다.

로슈의 진단 부문 CEO인 Thomas Schinecker는 "우리의 새로운 진단 기술은 환자의 진단 과정을 간소화하고 확증 진단에 대한 속도와 접근성을 개선한다"며 "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간병인에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준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은 현재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EAPP의 승인 시 도나네맙의 적용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가속승인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지만, 투약 12개월 이상 환자 데이터 부족으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다만 FDA가 투약 12개월 이상 환자에 대한 최소 100명분 데이터 충족을 요구한 만큼 가속승인은 시간 문제로 평가받는다.

한편, 앞서 로슈는 초기 증상 단계에서 알츠하이머 병리를 식별하는 일렉시스 베타 아밀로이드(1-42) CSF II(Abeta42) 및 일렉시스 포스포-타우(181P) CSF(pTau181) 분석으로 지난 2022년 12월 FDA 510(k)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혈액진단 기술 국내외 경쟁 격화 예고

이미 일라이릴리의 EAPP 외에도 기존 혈액검사 기술 보유사들도 전력 질주 중이다. 혈액검사를 활용한 조기진단 영역을 선점키 위해서다.

최근 레켐비의 공동 개발에 참여한 에자이는 일본의 진단키트 제조사인 시스멕스 코퍼레이션과 함께 일본 보건당국에 알츠하이머 혈액 진단키트를 승인받았다. 에자이 역시도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조기진단 기술에 가능성을 엿본 셈이다.

또 국내 업체인 피플바이오는 일본의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회사인 시미크홀딩스(CMIC Holdings)와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키트인 '알츠온'(AlzOn) 일본 내 임상, 승인,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피플바이오의 경우 수익 구조가 혈액검사 기술에 한정됐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이다. 향후 혈액검사 경쟁이 심화할 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의 혈액검사 승인 시 기타 국가로의 진출도 쉬워지는 만큼 일본 승인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미국의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잉크우드 리서치(InkWood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진단시장은 오는 2025년 19억 8,900만 달러(약 2조6,350억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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