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디멘시아문학상 대상에 '스페이스 멍키의 똥'
제1회 디멘시아문학상 대상에 '스페이스 멍키의 똥'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7.12.1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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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통찰력까지 담은 작품"

제1회 디멘시아문학상 소설공모전 대상에 박태인씨의 '스페이스 멍키의 똥'이 선정됐다.

디멘시아문학상은 디멘시아뉴스가 주관하고 ㈜브레인와이즈와 하버드신경과의원이 주최했으며, 심사는 경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김은정 교수가 맡았다.

지난 5월부터 10월말까지 6개월 간 진행된 공모를 통해 총 17편의 장편 및 중편 소설이 접수됐다.

엄정한 심사 끝에 대상에는 박태인씨의 '스페이스 멍키의 똥', 최우수작으로 이정수씨의 '섬이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 박태인씨

박태인 '스페이스 멍키의 똥'

대상 수상자인 박태인씨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2013년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공모전에서 장려상 수상한 바 있다.

'스페이스 멍키의 똥'은 치매노인으로 인해 한 가족이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과 중독을 이야기하고 있다. 패배감과 가족해체라는 고립감, 그리고 잘못된 중독의 강박관념 속에서 살다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서서히 병들어 죽음으로 치닫는 노인과 대단한 환경보호주의자에 나아가 생산타도를 외치는 소비 지향적 자본주의 세계의 돌연변이가 되어버린 딸들과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박태인씨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돌아가시기 전 5년 정도 어머니가 보이셨던 치매 증상 때문이었다. 어머니를 돌보는 두 딸의 노력이 어쩌면 세상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어머니에게 그저 성가신 해프닝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모티브가 됐다.

박태인씨는 "'글을 적는 동안 어머니를 돌보면서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났을까?'하는 자괴감은 엷어지고 세상과 점점 단절돼 가는 어머니의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 혼돈, 망상, 환각 등을 공감하고 수용하게 되면서 치매라는 병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됐다"며 "치매와 관련된 많은 서적들을 읽고 깊이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기쁘다"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심사를 맡은 김은정 교수는 "'스페이스 멍키의 똥'은 기본적으로 치매를 넘어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통찰력까지 갖추고 있는 작품"이라며 "치매, 죽음, 중독 등 어두운 소재를 블랙 코미디 형식의 밝은 필체로 풀어나간 부분이나 세대에 따라 달라지는 가치관의 차이, 여성의식의 차이 등도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최우수상 수상자 이정수씨

이정수 '섬'

최우수상 수상자인 이정수씨는 대전 출생으로 2017년 단편소설집 '초설'을 출간했으며, 2017년 광명 신인문학상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섬'은 평생 동안 어머니와 아들인 서술자 자신, 그리고 서술자의 아내를 괴롭혀 온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면서 그 아버지의 간병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정수씨는 "주인공의 겪고 있는 고통과 더불어 주인공의 아버지가 겪고 있을 고통 그리고 주인공의 아내가 겪고 있는 고통까지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은 채 글을 써 내렸던 시간은 한 문장 한 문장 그리고 한 문단 한 문단이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전을 통해 치매라는 병과 더불어 치매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들에 대하여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며 "겨울나기에 앞서 큰 상을 받게 돼 보다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은정 교수는 "아내의 외도와 화해할 수 없는 아버지와의 간극 등 서술자가 감내하기 힘든 상황들을 제시하고, 이러한 상황들을 집요하게 파고들어가 해석해 내는 능력이나, 아버지를 '그'라고 부르면서 지내온 세월에 대한 묘사,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순간의 표현 등 소설적 장치가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치매의 의미를 잘 형상화하고, 우리의 삶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 주는 두 작품과 만남은 심사자와 독자 모두에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작가의 건필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1회 디멘시아 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2시 하버드신경과의원에서 개최된다.

대상에는 상패 및 상금 500만원, 최우수상에는 상패 및 상금 200만원이 수여될 예정이며, 당선작은 향후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디멘시아뉴스 최봉영 기자(bychoi@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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