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제약사 아티라 파마(Athira Pharma)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인 ‘포스고니메톤(Fosgonimeton)’이 임상 2/3상에 실패했다.
피하 투여 저분자 약물인 포스고니메톤은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HGF)’ 표적 치료제로, 신경세포망의 보호 및 재생을 목표로 한다. HGF는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MET 단백질 수용체를 통해 특정 세포들의 성장 및 이동, 혈관 형성을 촉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아티라 파마는 지난 3일(현지 시간) 포스고니메톤에 대한 임상 2/3상 LIFT-AD 탑라인 결과,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 ‘인지(ADAS-Cog11) 및 기능(ADCS-ADL23) 측정 결과의 조합인 글로벌 통계 테스트(GST)’와 주요 2차 평가변수 ‘ADAS-Cog11 및 ADCS-ADL23’에서 모두 26주 시점에 위약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단, 회사 측은 “GST의 구성 요소인 ADAS-Cog11와 ADCS-ADL23이 포스고니메톤 치료에서 방향성을 보였고, 더 빠른 질병 진행을 특징으로 하는 사전 지정된 하위 그룹(중등도 알츠하이머병 및 APOE4 보인자)에서는 치료군에서 인지 및 기능이 개선되거나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단백질 병리(Aβ42/40, p-Tau181, p-Tau217), 염증(GFAP), 신경퇴화(NfL)의 바이오마커 데이터는 포스고니메톤 치료로 방향성 개선을 보였다”며 “이는 HGF 조절의 광범위한 신경 보호 메커니즘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AChEI)를 사용하지 않는 경증-중등도 AD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26주 치료 기간에 1일 1회 포스고니메톤 40 mg 피하 주사를 투여해 위약과 비교 평가하는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다.
1차 평가변수는 GST를 사용해 26주 치료 후 기준선 대비 변화, 2차 평가변수에는 ADAS-Cog11, ADCS-ADL23과 함께 신경퇴행의 혈장 바이오마커인 신경섬유경쇄(NfL)가 포함됐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신경염증의 지표인 GFAP과 알츠하이머병 병리 특징 척도인 아밀로이드 베타(Aβ) 및 인산화 타우(p-Tau)를 포함한 추가적인 혈장 바이오마커 변화를 조사했다.
이번 임상 실패에 대해 하비에르 산 마틴(Javier San Martin) 아티라 파마 최고 의학 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는 “위약군에서 임상적 감소가 없었고 연구 기간이 짧았던 것이 포스고니메톤 치료 효과를 의미 있는 임상적 이익으로 전환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전체 데이터는 HGF 경로의 긍정적 조절이 신경세포 건강의 매개변수를 개선하고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명했다.
마크 리튼(Mark Litton) 아티라 파마 CEO는 “포스고니메톤 외에도 현재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해 약리학적 특성이 개선된 차세대 경구용 HGF 조절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한 전체 분석은 내달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제17회 알츠하이머병 연례 임상시험(CTAD)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티라 파마는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잠재적 치료를 위해 차세대 경구용 저분자 약물 후보물질인 ‘ATH-1105’를 개발 중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아티라 파마는 포스코니메톤의 임상 실패 소식에 지난 3일 장외 거래 시장에서 주가가 한때 72%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