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의 발견, 그리고 연구의 시작 [2]
알츠하이머병의 발견, 그리고 연구의 시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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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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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학교 의과대학 문민호 교수 알츠하이머병 연구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기전에 다가가다!

1987년 뇌에 있는 신경교세포들이 아포지질단백 E(Apolipoprotein E; ApoE)을 합성하고, 고밀도 지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s; HDL)을 분비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첫번째 이야기’에서 언급됐던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Aβ peptide)의 전구체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이 복제되고, 서열 분석을 통하여 아밀로이드 베타 42, 43(Aβ42, Aβ43)의 파편(fragment)들이 확인되었습니다. 1988년에는 타우(Tau) 또한 복제됨으로써, 마침내 알츠하이머병의 핵심병리인자로 여겨지는 Aβ peptide와 Tau 모두 복제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실험실 내에서 Aβ peptide와 Tau의 재현이 가능하진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이해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청소부의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활성화된다는 증거가 발견되어, 처음으로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989년에는 Aβ peptide가 배양 된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도하고 뇌신경계의 복구를 억제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1990년대 그들이 밝힌 알츠하이머병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1990년에 이르러 인지 기능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의되었으며, 로버트 테리 박사(Dr. Robert Terry)는 인지능력 장애가 신경과 신경 간의 연접 부위인 시냅스(synapse)의 손상과 관련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Aβ peptide가 APP의 베타 절단(Beta cleavage), 감마 절단(Gamma cleavage)의 순자척인 효소적 절단에 의해 생성되며, 그 중 알파 절단(Alpha cleavage)은 Aβ peptide 형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성 상염색체에 의한 APP 돌연변이인 APP Dutch 돌연변이가 아밀로이드 뇌혈관증을 일으킨다는 것이 처음 밝혀져 보고됨에 따라, APP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아밀로이드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초기 증명이 되었습니다. 1991년에는 헤이코 브랙(Heiko Braak)에 의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신경병리학적으로 6 단계로 분류하는 브라크 단계(Braak stage)가 정의되었습니다. 특히, 상염색체 우성(autosomal dominant)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인 APP London 돌연변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최초의 APP 돌연변이 마우스 모델이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레온 탈(Leon Thal : 알츠하이머병 협력 연구회 의장)의 타크린(Tacrine, 가역적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자) 임상시험을 토대로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 NIA)에서 알츠하이머병 협력 연구회(Alzheimer's Disease Cooperative Study; ADCS)를 설립하였습니다. 같은 해에,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개념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규범, 인지능력 저하 상태의 기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아밀로이드 가설(Aβ에 의해 유도되는 신경 독성과 연쇄반응으로 인해 세포들이 사멸하고, 이로 인해 환자의 인지기능이 서서히 감퇴한다는 가설)이 등장하면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관점이 서술적 관점(descriptive view)에서 기계론적인 관점(mechanistic view : 모든 사건은 필연적인 인과 관계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개념이 이동하였습니다. 1992년 Aβ peptide가 뇌척수액(Cererbrospinal fluid; CSF) 속으로 방출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정상세포의 대사산물인 것이 밝혀짐에 따라, 유체(혈액, CSF 등) 속 Aβ peptide를 이용한 바이오 마커 분석의 개발을 촉발하였습니다. 또한, 족보상으로 연결된 스웨덴의 두 대가족에게서 APP의 베타 세크레타아제 1(Beta-secretase 1; BACE1) 절단부위 바로 옆에 존재하는 돌연변이인 APP Swedish 돌연변이가 발견되었습니다. 1993년 뇌척수액 안에서 Tau는 증가하고, Aβ42는 감소하는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을 찾게 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앞서 기술한 ApoE는 다형성(polymorphic)으로 세 가지 주요한 대립 유전자(alleles)를 갖는데, 이 중 ApoE4는 후발성(late-onset)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써 1개 갖는 경우(heterogeneous) 3배 높은 위험성을 가지며, 2개를 갖는 경우(homogeneous) 12배의 위험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반면, ApoE2는 이러한 유전적 위험요인들을 감소시키는 것이 발표되었습니다. 1994년 가족력이 후발성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미세혈관계의 손상이 보고되었습니다. 1995년 Aβ 종류 중에서도 올리고머(oligomer) 형태가 생체활성(bioactive)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APP Indiana 돌연변이를 갖는 PDAPP 마우스와, APP Swedish돌연변이를 갖는 Tg2576 마우스가 확립됨에 따라 동물모델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의 연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프리세넬린-1과 프리세넬린-2(Presenilin-1 and Presenilin-2)에 돌연변이가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보고되었으며, Paisa 돌연변이로 불리는 이 돌연변이는 콜롬비아의 안티오키아(Antioquia)주 혈통의 사람들이 주요 보인자(carrier)이며 조발성(early onset)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을 위한 최초의 약물인 타크린(Tacrine)이 임상시험을 끝내고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중 첫 번째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노력!

1996년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Fluorodeoxyglucose Positron-emission tomography; FDG-PET)을 통해 ApoE 보인자(carrier)와 비보인자(non-carrier)가 알츠하이머병 뇌의 대사저하증(hypometabolism)의 특징(signature)임이 보고되었으며, APP와 프리세닐린(Presenilin)에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경우 Aβ42와 Aβ40의 비율을 변화시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같은 해 알츠하이머병과 그 외 관련 질환의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뉴스 웹 사이트인 알츠포럼(Alzforum)이 설립되었으며,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계열인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donepezil)이 승인되었습니다. 1997년 ApoE가 마우스 모델에서 아밀로이드 축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서 리소좀 분해(lysosomal degradation)가 손상되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생체활성 Aβ 종류 중의 하나인 프로토피브릴(protofibrile)이 처음 보고되었으며, APP와 presenilin 1에 돌연변이를 발현하는 최초의 이중 형질전환 마우스모델이 확립되었습니다.

문민호 교수 약력

경희대학교 이과대학 생물학과 / 이학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신경생물학교실 / 의학석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 이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 박사 후 연구원&연구교수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McLean 병원 / 박사 후 연구원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 전임강사
(현)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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