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모델 눈, 백내장 수술 전 세상 미리 보여준다
휴대용 모델 눈, 백내장 수술 전 세상 미리 보여준다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8.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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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 법적 분쟁 감소 기대

백내장 수술, 치매 위험 30% 낮춰…의료 현장서 모델 눈 적용에 청신호

백내장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인공수정체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수술에 앞서 의료진으로부터 인공수정체의 특징과 장단점에 관해 설명을 들었지만 이를 이해하고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내 의료진이 백내장 수술 전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테스트할 수 있는 휴대용 모델 눈(Mobile Model Eye)을 개발했다. 이번 개발로 환자에게 다초점 인공수정체 특징을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고, 의사와 환자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휴대용 모델 눈, 인공각막·인공수정체·수조·대물렌즈·카메라 등으로 구성됐다.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휴대용 모델 눈, 인공각막·인공수정체·수조·대물렌즈·카메라 등으로 구성됐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 연구팀(부천성모병원 안과 김은철 교수)은 백내장 수술 중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환자들에게 ‘수술 이후의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휴대용 모델 눈을 개발했다. 

휴대용 모델 눈은 인공각막, 인공수정체, 수조, 대물렌즈, 카메라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단초점·다초점·연속초점 등 다양한 종류의 인공수정체를 테스트했다. 모델 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다음 먼거리 빌딩 (낮·밤), 야간도로를 촬영했다. USAF 1951이라는 해상도 표를 촬영해 먼거리, 중간거리, 근거리에서의 해상도를 정량 분석했다.

휴대용 모델 눈으로 촬영한 야간도로. A: 단초점 인공수정체, B: 향상된 기능의 단초점 인공수정체, C: 다초점 인공수정체, D: 연속초점 인공수정체
휴대용 모델 눈으로 촬영한 야간도로. A: 단초점 인공수정체, B: 향상된 기능의 단초점 인공수정체, C: 다초점 인공수정체, D: 연속초점 인공수정체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단초점에 비해 먼 거리의 빌딩을 좀 더 흐리게 보이게 했다. 밤에는 광원 주위에 달무리가 관찰됐다. 해상도 측정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이중초점렌즈의 특성을 나타냈다. 향상된 기능의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보다는 중간 거리에서 높은 해상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백내장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휴대용 모델 눈을 활용하여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면 환자들은 인공수정체 특징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 부천성모병원 김은철 교수
사진 왼쪽부터 여의도성모병원 황호식 교수, 부천성모병원 김은철 교수

황호식 교수는 “이 연구는 백내장 수술 후 환자들에게 세상을 미리 보여주는 중요한 첫걸음으로, 특히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에서 오는 수술 후의 불만족이나 법적 분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모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테스트하여 비교할 예정이며, 보다 기능이 향상된 새로운 모델 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Translational Vision Science & Technology 2023년 7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치매 발생률을 30%가량 낮출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백내장 수술은 물론 의료 현장에서의 휴대용 모델 눈 적용에 청신호가 예상된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을 받은 집단은 그러지 않은 집단에 비해 치매로 진단받을 확률이 29% 낮게 나타났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가장 낮은 것은 백내장 수술 후 5년 이내로 32% 낮게 나타났다. 이후 5년간은 24%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워싱턴대학 의학대학원 연구진이 66세 이상 노인 3,000명 이상을 조사해 얻은 결론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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