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스턴대 CTE 센터 앤 맥키 교수 연구팀, 30세 미만 대상 CTE 조사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않은 젊은 운동선수도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에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복적인 머리 충격(RHI)에 노출되어 30세 이전에 사망한 운동선수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미약하게나마 뇌 수축과 혈액-뇌 장벽이 파괴되는 CTE 증상이 발견됐다.
최근 미국 보스턴대학 CTE 센터 앤 맥키 교수 연구팀은 사망하기 전 운동선수 생활을 한 30세 미만의 사람 뇌를 부검한 결과, 41%가 반복적인 머리 충격으로 인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중에 CTE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연구팀은 CTE를 앓고 있는 사람 대부분은 경미한 형태의 질병을 앓고 있었고 71%는 청소년, 고등학교 또는 대학 스포츠에서 아마추어 수준의 경기만을 했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경기를 종목별로 보면 미식축구(60.9%), 축구(17.2%), 하키(7.8%), 레슬링(7%)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젊은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들도 CTE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스포츠 관계자들이 앞으로 선수 관리에 참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CTE는 외부 충격으로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두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인지 및 운동 능력이 훼손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1928년 은퇴한 복싱선수들에게 나타나는 치매 증상이 의학계에 알려지면서 CTE 관련 연구가 시작됐다. 격한 운동을 반복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복싱 치매(Dementia Pugilistica) △펀치 드링크(Punch Drunk) 등의 이름이 붙었으며, 치매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진탕 등 반복적인 두부 손상이 CTE의 주된 위험 요인으로 꼽히지만 CTE 발생까지의 손상 횟수와 힘의 크기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호주‧브라질 등 9개 대학, 뇌진탕유산재단의 국제연구진은 반복적 머리 충격이 CTE를 일으킨다는 연구 보고서를 지난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체 접촉이 있는 스포츠 종목의 선수가 일반인보다 만성 CTE에 걸릴 위험이 68배 크다고 분석했다.
앤 맥키 교수는 “많은 사람이 CTE가 축구, 아이스하키, 복싱과 같은 높은 수준의 프로 경기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마추어 운동선수와 어린 나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 정보 사이트인 Medscape Medical New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인 JAMA Neurology 최근호 온라인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