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몬테루카스트 용도변경 평가"
천식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몬테루카스트 용도변경 평가"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1.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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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젠스, BUENA 연구 재개 "독점 기술 활용 구강용해필름 개발 주목"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약으로 널리 사용되는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를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본격 절차를 밟게 됐다.

무엇보다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목적으로 개발 중인 해당 용도변경 약물의 경우, 투약 순응도가 높은 구강용해필름으로 평가가 진행된다는 데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테크 인텔젠스(Intelgenx)가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몬테루카스트 2a상임상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상명은 BUENA 연구(NCT03402503)로 지난 2018년에 2상임상에 착수했으나 2020년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잠정 중단된 바 있다.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사태의 장기화 여파로 1년 넘게 연구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첫 환자에 몬테루카스트 투약을 시작했다"면서 "몬테루카스트 투약 재개는 현재 시판 중인 약물의 용도 변경과 관련해 본사가 진행하는 약물 재창출 프로그램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약물 재창출은 이미 다른 질병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략을 지칭한다.

인텔젠스가 담금질을 시작한 몬테루카스트는 지난 1998년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로 시판허가를 획득한 뒤 지금까지 처방되는 전문약이다. 20년이 넘는 처방력을 가진 만큼 정제를 비롯한 씹어 복용하는 츄정, 세립제, 과립제, 속붕해정, 구강용해필름, 건조시럽 등 다양한 제형이 출시됐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몬테루카스트의 작용기전. 염증 매개물질인 류코트리엔(leukotriene) 수용체에 작용하는 길항제로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앞선 연구들에선 신경전구세포(nerve cell progenitors)의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의 가능성에 관심을 모았다.

#용도변경 개념검증 작업 진행…"26주간 평가 통해 안전성 및 유효성 밝힐 것"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를 위한 신규 옵션으로 몬테루카스트의 약물 용도변경을 시도 중인 인텔젠스는 이 부분을 주목했다. 자사가 보유한 독점 약물 전달 플랫폼인 'VersaFilm' 기술을 접목해 구강용해필름으로 개발에 돌입했다는 대목.

회사는 "몬테루카스트 구강용해필름은 투약과 약물 흡수에 있어 정제에 비해 장점이 명확하다"며 "흔히 장에서 흡수된 약물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구강용해필름의 경우 입에서 혈류로 직접 흡수되기에 이러한 단계를 우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더 낮은 용량 사용이 가능해져 독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앞서 시행된 1상임상에서는 안전성과 내약성 검증을 끝마쳤으며, 일반적인 몬테루카스트 제형에 비해 구강용해필름의 생체이용률이 52%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투과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이번에 재개된 2a상 BUENA 연구를 살펴보면,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고 최소 3개월간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 '엑셀론(성분명 리바스티그민)' 또는 '라자다인(성분명 갈란타민)'으로 치료를 시행한 50세 이상의 환자들이 등록됐다.

임상참가자들에는 26주에 걸쳐 1일 1회 또는 2회 몬테루카스트 구강용해필름이나 위약 필름을 무작위로 투약할 예정이다. 이후 치료 26주차에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진행하고, 모든 임상참가자들에는 치료 후 추가 4주간 안전성 프로파일을 검증할 계획이다.

인텔젠스는 "이번 임상은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연구격으로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몬테루카스트 구강용해필름의 안전성과 내약성 및 유효성에 대한 보다 완전한 데이터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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