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로 파킨슨병 치료 임상시험 내년 착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로 파킨슨병 치료 임상시험 내년 착수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3.11.29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버드대 김광수 교수 연구진, 내년부터 4년에 걸쳐 총 10명 대상 임상시험 시행
이후 iPSC를 자동으로 생산하는 시스템 개발
파킨슨병 환자 무리 없이 일상을 살아가도록 치료하고 싶어
하버드 의과대학 맥클레인병원 김광수 교수
하버드 의과대학 맥클레인병원 김광수 교수

2020년 5월 맥클레인병원 분자 신경생물학 연구소장인 하버드의대 김광수 교수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를 파킨슨병 치료에 이용하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수십 년간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 부신 또는 태아 중뇌 조직을 뇌에 이식하는 방법을 시도했지만, 이식 면역 반응 등의 부작용과 윤리적인 문제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를 치료에 이용했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도파민 약제와 뇌심부자극술 등의 수술은 파킨슨병의 증상만을 개선할 뿐이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손상된 신경세포를 뇌에 직접 채워주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어서다.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가 고무적이지만 환자 1명에 대한 경험이며 대조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연구에 대한 희소식이 들어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iPSC를 파킨슨병 환자 10명에게 이식하겠다는 김 교수 연구진의 임상시험을 허가했다는 것. 김 교수는 "미국에서 내년부터 4년에 걸쳐 총 1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이후 iPSC를 자동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광수 하버드대 의대교수는 2017년 9월, 미국 뉴욕 코넬대 의대 수술대에 누워 있던 69세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식해 줄기세포로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당시 도파민이 없어 온몸이 굳어가던 환자 뇌 속에 다시 도파민이 생성됐고, 환자는 점차 일상을 되찾았다.

27일 판교에서 열린 차바이오그룹 글로벌 포럼에서 김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의 피부 세포를 역분화시켜 iPSC로 만든 뒤 다시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해 뇌에 이식,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 치료에 성공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 교수 연구진은 면역세포(조절T세포)를 활용하는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iPSC로 만든 도파민 세포가 뇌에 이식됐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생존율이다. 이식 후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 세포가 생존할 확률이 급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환자도 위험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도파민 세포와 함께 조절T세포를 뇌에 주입하면 생존율이 대폭 개선되는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향후 임상시험에도 포함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도파민 세포에 관여하는 화합물 신약 개발도 추진 중이다.

파킨슨병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김 교수는 2021년 미국 보스턴에 ICU 메디컬 최고경영자 조지 로페즈(George Lopez)와 의기투합한 바이오텍, 뉴론 파마슈티컬(Nurron Pharmaceuticals)을 설립했다. 그는 "파킨슨병 치료 극대화를 위해서는 신약과 세포치료가 병행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5~10년은 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며 "환자들이 무리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치료법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