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2세대 뉴런 형광 표지 기술’ 개발...퇴행성 뇌질환 연구 고도화
국내 연구팀, ‘2세대 뉴런 형광 표지 기술’ 개발...퇴행성 뇌질환 연구 고도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3.22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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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M, ‘살아있는 신경세포’ 표지...최대 72시간 뉴런 실시간 모니터링
더 정밀한 신경세포 분석 가능해져..."퇴행성뇌질환 연구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을 것”
(첫줄 왼쪽부터)뇌질환극복연구단 배애님 책임연구원, 김윤경 책임연구원 (둘째 줄 왼쪽부터) 고티나 리자베타 연구원, 임성수 선임연구원, 김규현 연구원 / KIST
(첫줄 왼쪽부터)뇌질환극복연구단 배애님 책임연구원, 김윤경 책임연구원 (둘째 줄 왼쪽부터) 고티나 리자베타 연구원, 임성수 선임연구원, 김규현 연구원 / KIST

 

국내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연구를 고도화할 수 있는 차세대 신경세포막 형광 염색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21일 뇌과학연구소 김윤경 박사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POSTECH) 장영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2세대 뉴런 표지(Labeling Neurons) 기술인 ‘NeuM’(Neuronal Membrane-selective, 뉴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뉴런은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뇌로 전달해 생각과 기억,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구조와 기능을 계속 변화시킨다. 퇴행성뇌질환은 뉴런의 기능이상이나 점진적 퇴행에 따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질병 상태에서 살아있는 뉴런을 선택적으로 표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신경세포를 포르말린으로 고정하는 방식의 항체 염색이나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 염색 기술을 주로 사용했으나 정확성이 낮고 장기간 추적 관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뉴엠은 신경세포의 막지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분자설계가 돼 뉴런 구조·연결을 세밀하게 시각화할 수 있는 분자탐침기술이다. 뉴런의 변화 양상도 고해상도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특히 뉴엠은 살아있는 신경세포의 클라트린 매개 세포내이입(Clathrin-Mediated Endocytosis)을 통해 세포막을 염색한다. 세포내이입은 신호 전달 조절과 원형질막 항상성 유지, 세포 밖 중요한 물질들의 세포질 수송에 필수 과정이다.

 

뉴엠의 신경세포막 선택적 형광 'Turn-On 기술'
뉴엠의 신경세포막 선택적 형광 'Turn-On 기술'

 

뉴엠에는 특정 분자나 구조, 환경 조건을 탐지하고 시각화하는 데 쓰이는 ‘형광 프로브(Probe)’가 존재한다. 신경세포가 없는 경우 형광이 전혀 없는 50nm 사이즈의 나노입자 구조를 형성한다. 나노입자는 신경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세포내이입이 유도되고, 세포막 재배치 과정을 거쳐 신경세포 지질막에 통합된다. 이 과정에서 뉴엠 단분자가 지질막으로 퍼지게 되고 형광성이 증폭(Turn-on)돼 특정 파장의 빛이 나온다.

이를 통해 신경세포막을 시각화하면 신경세포 말단구조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고, 신경세포의 분화와 신경세포 간 상호작용도 고해상도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뉴엠은 신경세포의 활성 정도를 측정해 죽거나 병든 신경세포를 구분할 수 있고, 세포막의 인지질층에 안정적으로 통합돼 2주간 신경세포 분화 과정에서 건강한 신경세포의 역동적인 분화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한다.

또 기존 6시간으로 제한된 신경세포 관찰 시간을 최대 72시간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외부 환경 변화로 살아있는 신경세포가 장시간에 걸쳐 어떤 동적 변화 과정을 거치는지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세대인 뉴오(NeuO)의 경우 빠른 유출로 장기적인 뉴런 추적이 불가능하고, 신호가 주로 소마 영역에 집중돼 신경돌기(Neurite)의 성장을 평가하는 데 불충분하다.

 

성윤식 키스트 학생연구원(제1저자, 왼쪽)과 장영태 포스텍 교수 / KIST
성윤식 키스트 학생연구원(제1저자, 왼쪽)과 장영태 포스텍 교수 / KIST

 

김 박사는 “뉴엠은 노화와 질병으로 퇴행하는 신경세포를 구분할 수 있어 퇴행성뇌질환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정밀한 신경세포의 분석을 위해 형광 파장 제어설계를 통해 녹색, 빨강 등 색깔을 구분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일 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최신호에 <NeuM: A Neuron-Selective Probe Incorporates into Live Neuronal Membranes via Enhanced Clathrin-Mediated Endocytosis in Primary Neuron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과 치매극복 사업(RS-2023-00261784)으로 수행됐다.

 

Primary Source

Y. Sung, L. Gotina, K. H. Kim, J. Y. Lee, S. Shin, H. Aziz, D. M. Kang, X. Liu, N.-K. Hong, H.-G. Lee, J.-S. Lee, H. Ku, C. Jeong, A. N. Pae, S. Lim, Y.-T. Chang, Y. K. Kim, Angew. Chem. Int. Ed. 2024, 63, e202312942. 

https://doi.org/10.1002/anie.20231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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