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에 치매 조기 진단, 혈액 검사로 가능해져
15년 전에 치매 조기 진단, 혈액 검사로 가능해져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2.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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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위험 예측하는 11개 바이오마커 확인,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게재
해당 논문 이미지 캡처
해당 논문 이미지

 

영국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와 중국 푸단대학교(Fudan University)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이, 15년 전에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11개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는 연구 내용을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2월 12일 자에 게재했다.

전 세계 3초마다 한 명이 치매로 밝혀지고 있고, 현재로선 치매 치료법이 나오지 않았다. 초기 단계에서 발견했을 때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과학자들은 치매 발병 여부를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을 계속 연구해 왔다.

영국의학저널(BMJ)은 2023년 8월에 발표한 연구에서 치매 진단 14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위험 점수를 제시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진단 전 9년부터 치매 징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조기진단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치매에 걸리는지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바이오마커로 단백질에 집중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이자 영국 워릭대학교와 중국 푸단대학교의 Jianfeng Feng 교수는 “단백질에 천착한 것은 이전 연구에서 비롯됐다”며, “단백질은 유전자나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단일 핵산염기 다형현상)만을 사용하는 유전적 접근 방식보다 훨씬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 단백질을 사용하는 방법을 살펴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6월에 발표된 연구에서 NPTX2 (Neuronal Pentraxin-2) 단백질이 가장 흔한 유형의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의 잠재적 바이오마커로 확인된 바 있다.

그리고 2021년 10월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마이크로RNA라고 불리는 혈액 단백질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식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치매 진단 15년 전에 예측
Feng 교수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서 치매가 없는 성인 52,000여 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이 혈액 샘플은 2006년부터 2010년 사이에 수집된 것이다.

2023년 3월 기준으로 혈액 샘플을 제공한 사람 중 1,417명이 치매에 걸렸다. 연구진은 머신러닝을 사용해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혈액 샘플에서 발견된 11개 특정 단백질을 식별해 냈다. 그 다음 이 11개의 단백질을 단백질 패널로 결합했다. 연구진은 치매 발병 가능성을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유전학과 같은 전통적인 치매 위험 요소와 통합해 진단 전 최대 15년까지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11개의 단백질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들은 이 예측 패널이 치매 위험이 높은 중장년층을 선별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Feng 교수는 “이 모델은 NHS(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에 통합될 수 있으며 일반 의사의 선별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치매 조기 진단 테스트를 얼마나 빨리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Feng 교수의 대답은 "낙관적으로 반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Feng 교수는 “이 연구의 다음 단계로 조기 진단을 받은 대상자들에게 현재 사용 가능한 약물을 테스트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치매 조기진단의 중요성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퍼시픽 신경과학연구소(Pacific Neuroscience Institute)의 수석 연구 과학자인 제니퍼 브라멘(Jennifer Bramen) 박사는 이 연구를 검토한 후, Feng 교수의 연구는 프로테오믹스(유전체구조와 유전자의 세포내 행동간 갭을 메우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생성물 및 그들 간의 네트워크를 연구)를 사용해 위험 예측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브라멘 박사는 “단일 혈액 검사로 여러 질병의 위험을 평가하는 능력은 조기 발견과 예방에 유용하다”고 설명하며, “치매 진단을 받기 수년 전에 증상을 예측하는 연구는 잠재적으로 질병 진행을 늦추는 열쇠를 쥐는 것이다. 치료에 잘 반응하는 초기 단계에 개입하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 심리학자 카렌 설리반(Karen D. Sullivan) 박사는 “치매는 인지 저하나 행동 변화와 같은 증상이 임상적으로 나타나기 수년 전에 신경생리학적 수준에서 시작된다”라며, “치매의 임상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뇌세포가 질병 과정으로 진행된 후며, 그 과정을 호전시키기는 어렵다. 치매를 조기에 진단해 일찍 의료적 개입이 진행돼야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설리반 박사는 “우리는 신경퇴행의 조기에 치료를 시행하고 이전보다 강력하게 치료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신경퇴행이 시작되기 전 빠른 시점에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임상 평가에서 증상이 측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의미 있는 의학적 치료를 더디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rimary Source

https://www.nature.com/articles/s43587-023-00566-z

Secondary Sources

BMJ 저널, https://mentalhealth.bmj.com/content/26/1/e300719

https://alz-journal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lz.1280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1008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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