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농락하는 치매예방 제품 홍수…검증 절실
소비자 농락하는 치매예방 제품 홍수…검증 절실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8.12.03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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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만 막을 검증 기준 절실…전문가들은 양심 지켜야”

소비자의 무지를 이용해 치매예방 효과를 과장하거나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제품이 아무런 여과 없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검증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치매환자의 증가와 치매국가책임제 등으로 치매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해당 분위기에 편승해 금전적 이득 등을 얻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들의 깊은 주의가 우려된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치매예방게임 어플리케이션, 치매예방도서, 한의약 등 치매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우수죽순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치매예방에 명확한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제품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제품들이 치매예방을 표방하고 있는데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

스마트폰 타고 번지는 치매예방 게임효과 글쎄?

대표적 치매예방 사례로 손꼽히는 치매게임의 경우 기억력 등 인지력 향상을 주요 훈련으로 진행한다. 현재 출시된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인지훈련과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효과를 분석해 발표된 논문들에 따르면 여러 인지기능 중에서 훈련된 인지 영역에서만 점수 향상을 보이는 것에 그쳤다. 

다른 인지영역에는 영향이 없었으며,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한다는 근거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즉, 치매예방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다.

의료계 전문가들도 게임 등이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방면으로 고려해야할 요소가 너무 많다는 해석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경민 교수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치매예방 게임은 인지력 향상에 집중됐을 뿐 기타 치매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나온 치매 뇌 건강 기법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기억력, 언어능력, 인지능력 등 단순 증강에 한정됐으며, 인지기능 증강은 기억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훈련하는 대증적 증강에 매몰돼 뇌 건강 관점에서 잘못된 시각이라는 분석이다.

기억력 등 단순 표현 기능만 훈련한다고 해서 뇌 기능이 증강되지 않으며, 오히려 한쪽만 강조하게 되면 치매 등 병태생리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수의 의료계 전문가들은 치매게임 등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 등을 활성화하는 게 오히려 치매예방에 더욱 효과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의학, 치매예방 효과? 미 검증 제품으로 확인 불가

몇몇 한의원들은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효과를 노골적으로 내세우며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실제 모 한의원은 공진단을 통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며, 체력강화까지 된다고 노골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또 다른 한의원은 치매가 발생하기 전 미연에 예방을 통해 피해갈 수 있는 질환이 됐다며 본인이 직접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국내유일의 뇌 영양제를 통해 가능하다고 내세우고 있다.

치매예방약의 경우 정확한 임상시험과 검증을 통해서도 현재 명확한 치매예방약은 출시된 것이 없다. 즉, 치매 예방을 광고하고 있는 제품들은 미 검증된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일부 치매예방도서 지극히 주관적…"과학적 근거없어"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도서 중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책들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일부 책은 치매에 관한 주제가 매우 한정적으로 소개하면서 마치 치매에 대한 원인을 국한시켜 독자를 오인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간접광고 등을 행하는 도서 등이 출판되고 있다. 

특히 문제는 현재 인터넷 대형서점에 판매중인 일부 서적에서도 전문 학술대회나 학술지 게재 등을 통해 근거를 검증한 사례가 전혀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듯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적 근거가 매우 희박한 도서가 출간돼 관련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을 현혹하거나 속이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고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치매관련 제품 등 검증된 과학 근거에 충실해야

의료계의 치매 전문가들은 관련 제품들이 기본에 충실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치매시장의 성장으로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관련 근거나 기준 등 검증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미비하다는 평가다. 

실제 치매정책에 정통한 관계자는 치매정책 관련 논의 중 검증되지 않는 치매예방 제품 등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검증 기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기준과 방법 등에서 어려운 측면이 많아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치매에 정통한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치매관련 제품들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치매 관련 제품 등이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며 “과학적 근거와 관련 전문가들의 양심에 기초한 기본에 충실한 제품들이 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치매예방 인지훈련 어플리케이션과 관련돼 참조된 논문은 ▲Butler M et al. Does Cognitive Training Prevent Cognitive Decline?: A Systematic Review. Ann Intern Med. 2018 Jan 2;168(1):63-68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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