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의대 연구팀, 국내 인지 정상 노인 152명 대상 분석
미래에 희망적일수록 인지기능 높아...신체활동 병행 시 극대화
"긍정적 정서 고양과 함께 신체활동 증진 전략 결합이 가장 비용 효과적"

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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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고령층의 인지기능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병행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유전적 요인이나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 등 생물학적 위험인자에 초점을 둔 연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긍정적 정서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인지기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고령자의 정서적 웰빙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림의대 연구팀, 국내 인지 정상 노인 152명 대상 분석

한림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국내 65~90세의 인지 정상 노인 152명(평균 72세)을 대상으로 희망감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2020년부터 운영 중인 ‘일반 생활습관과 알츠하이머병(General Lifestyle and AD·GLAD)’ 전향적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대상자들은 병원 기반 치매 선별 프로그램 참여자와 지역사회 노인으로 구성됐다.

희망감 평가는 노인우울척도(GDS) 30개 문항 중 “당신은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단일 문항을 활용해 측정됐다. ‘예’라고 응답한 77명이 희망감 집단으로, ‘아니오’로 답한 75명은 비희망감 집단으로 분류됐다. 인지기능은 CERAD-K 총점을 활용해 평가됐다.

분석 결과, 희망감을 가진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CERAD-K 총점이 유의하게 높았다. 아울러 신체활동이 높을수록 희망감의 인지 보호 효과가 더 강화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두 집단의 인구학적·임상적 특성은 대체로 유사했으나, 희망감이 있는 집단의 경우 우울 점수가 낮고 인지 총점은 확연하게 높았다.

나이, 성별, 교육, APOE4 보유 여부, 혈관위험도, 체질량지수, 영양지표, 음주·흡연, 식습관, 신체활동량 등 변수를 모두 보정한 뒤에도 희망감과 인지기능 간 연관성은 일관되게 유지됐다. 또 우울감과 희망감이 혼재될 가능성을 고려해 노인우울척도(GDS) 총점(희망 문항 제외)을 추가로 통제한 후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미래에 희망적일수록 인지기능 높아...신체활동 병행 시 극대화

특히 신체활동이 희망감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조절하는 유일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신체활동 수준을 세 부분으로 나눠 분석한 뒤, 높은 활동군과 중간 활동군은 유사한 양상을 보여 이를 고·중등도 활동군(103명)으로 통합했다. 이 집단에서는 희망감을 가진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7.409점 높았다. 반면 저활동군(49명)에서는 두 변수 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정서적 자원이 뇌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활동이 더해질 때 그 효과가 실질적으로 강화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희망감은 스트레스 반응계를 안정시키고, 만성 스트레스에 따른 해마 위축과 인지 손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미래 지향적 목표 설정을 통해 실행 기능과 문제 해결력을 향상시키는 등 인지 예비능 확대에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희망적인 사람들은 규칙적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의료적 권고 준수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신체활동이 촉진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증가와 시냅스 가소성 향상이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경로는 신체활동이 희망감의 신경생물학적·행동학적 이점을 증폭시켜 인지 회복력과 건강한 뇌 노화를 동시에 촉진할 수 있다.

"긍정적 정서 고양과 함께 신체활동 증진 전략 결합이 가장 비용 효과적"

한편, APOE4 보유 여부, 나이, 혈관위험도 같은 생물학적·인구학적 요인은 희망감의 인지 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참여자 전원이 인지정상 단계여서 위험요인의 영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희망감을 단일 문항으로 측정한 점과 단면 연구로 인과관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고령 코호트 연구에서 복잡한 설문지는 응답 부담을 높여 오히려 데이터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희망감을 강화하는 중재는 노년층의 인지 기능 유지를 위한 잠재적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인지행동치료,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 미래 지향적 목표 설정 훈련 등 긍정적 정서를 고양하는 것과 함께 신체활동 증진 전략을 결합하는 다요인 중재가 가장 실용적이고 비용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4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Lee BC, Choe YM, Kim J-H, Choi HJ, Suh G-H, Kim SG, Kim HS, Hwang J, Yi D and Kim JW (2025) Self-reported hopefulness and cognitive function: the moderating effect of physical activity in older adults without cognitive impairment. Front. Aging Neurosci. 17:1646298. doi: 10.3389/fnagi.2025.1646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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