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그테라, 의료 현장에 적용…디지털 기반 인지치료의 실질적 도입
해피콜 통한 환자 관리 프로그램으로 사용 지원 강화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에게 디지털치료기기가 실제 처방되는 시대가 열렸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이모코그가 개발한 ‘코그테라(Cogthera)’가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을 비롯해 여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처방을 시작하며, 디지털치료기기가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 들어오고 있다.
코그테라는 경도인지장애 분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대학병원·의원급을 아우르는 처방 체계가 구축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완화를 목표로 한 디지털치료기기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기반으로 하루 두 차례, 15분씩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지훈련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알고리즘이 훈련 난이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며 개인별 인지 수준에 맞춘 과제를 제시하고, 의료진은 앱이 생성하는 훈련 보고서를 통해 참여도·이행률 등을 진료 과정에 활용한다.
외래 진료 간격이 긴 인지장애 진료 특성상, 디지털치료기기는 병원 밖 일상에서 반복적·지속적인 인지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치매 전 단계로, 조기 개입 여부에 따라 향후 진행 속도가 달라진다. 약물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만큼 비약물적 인지훈련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그동안은 병원 방문 기반 검사나 종이 과제 중심의 훈련이 많았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이러한 ‘훈련 지속성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보완하며, 특히 의원급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접근성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우정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해 디지털치료기기를 실제 처방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료현장의 중요한 변화”라며 “환자 맞춤형 인지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김건하 교수 역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디지털치료기기를 실제 처방 단계에서 적용하게 된 것은 의료진의 진료 접근 방식을 확장하는 계기라고 본다”며, “코그테라를 통해 환자가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일상에서도 인지훈련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모코그 이준영 대표는 “이제 디지털치료는 ‘미래의 기술’이 아닌 ‘현재의 치료법’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전국 병의원과 협력해 더 많은 환자가 쉽고 안전하게 디지털치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치료기기의 가장 큰 과제는 꾸준한 사용이다. 이모코그는 환자의 초기 적응과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피콜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용법 안내, 훈련 독려, 문제 해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앱 사용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돕는 이 과정은 실제 활용성과 치료 이행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코그테라는 현재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으며, 이모코그는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급여 진입을 준비 중이다. 올해 말까지 전국 주요 병원 20곳 이상으로 처방 기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독일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및 정식 출시를 위한 임상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