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 정상인 녹내장 환자 "알츠하이머병 발생 고위험군"
안압 정상인 녹내장 환자 "알츠하이머병 발생 고위험군"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0.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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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O 2022| 대만 국가 코호트 연구 발표 "NTG 환자, 알츠하이머병 발생 50% 높아"
출처: 미국안과학회(AAO).

안압이 정상범주에 든 녹내장 환자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녹내장과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일부 연관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전략을 놓고 '정상안압녹내장(Normal-Tension Glaucoma, 이하 NTG)' 환자의 스크리닝 방안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대만에서 진행된 대규모 국가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NTG 환자들의 경우 일반 인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50% 가량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결과는 지난 9월 29일 열린 미국안과학회(AAO)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도 발표됐다(Poster 133).

통상 NTG는 안압이 높지 않고 21 mmHg 이하로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녹내장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을 지칭한다.

책임저자인 대만 타이충보훈병원(Taichung Veterans General Hospital) 안과 Yu-Yen Chen 교수는 "공중보건 관점에서 NTG 위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보다 통합적인 치료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인구 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진행된 이번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연구는 대만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가 이용됐다. 여기에는 총 7만 6,585명의 환자가 포함됐으며 이 중 1만 5,317명이 NTG를 진단받은 경우였다. 이를 토대로 전체 13년 기간에 걸쳐 결과 분석을 시행한 것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일단 NTG 환자군에선 당뇨병 및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비율이 대조군보다 상당히 높게 보고됐으나 뇌졸중의 경우 두 개 그룹 사이에서 10~11%로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위험에도 확연한 차이가 발생했다는 대목이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은 NTG 환자군에서 6.7%로, 대조군 4.2%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P < .0001).

더욱이 위험도(hazard ratio) 수치를 보정한 결과 1.52로, NTG 환자군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52%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95% CI, 1.41 – 1.63; P < .0001).

이와 관련해 NTG 환자군의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세 가지 위험요소도 추가로 확인됐다. 연령 및 성별(여성), 뇌졸중 경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복용하는 녹내장 약물의 종류와 이에 따른 위험요인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과가 발표된 직후 진행된 전문가 패널논의에선 해당 데이터를 놓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알츠하이머병 및 황반변성, 녹내장 연구를 후원하는 국제단체인 BrightFocus Foundation의 Preeti Subramanian 박사는 "알츠하이머병과 녹내장 발생에는 일부 기전이 공유될 것으로 논의된다"며 "이번 결과를 근거로 탐색적 연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연구에 제한점으로는 NTG 환자의 시력 손실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가 부족했다"며 "환자군에서 녹내장이 어느 정도로 진행됐으며 이것이 알츠하이머병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정보가 충분치 않다. 추가적인 연구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rightFocus Foundation은 "NTG가 알츠하이머병 선별검사에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는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는 환자에 2차 질병 발생을 통제하거나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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