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진단 환자, 조기 체중감소? "인지저하 빨라진다"
파킨슨병 진단 환자, 조기 체중감소? "인지저하 빨라진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1.09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 체중 3% 이상 감소 "인지평가 악화"  
출처: 국제학술지 'Neurology'.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발생한 조기 체중 감소가 인지 기능의 악화 신호일 수도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해당 질병 진단 후 첫 1년 동안 체중의 3% 이상이 줄어든 환자의 경우, 체중을 유지하거나 증가한 인원보다 전반적인 인지 및 실행 인지 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연구진의 분석 결과는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2년 10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전진선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조기 체중 감소는 파킨슨병 환자에 흔한 비운동성 증상이며, 인지저하의 위험이 있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기 체중 감소 인원, 인지평가 점수 하락 가속화…"체중 증가, 점수 감소 느려져"

통상 고령 인구에서 체중 증가와 감소 문제는 치매 발생과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킨슨병 환자에서의 체중 변화 이슈를 놓고는 얘기가 다르다. 초기 체중 변화와 인지저하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주목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추가 조사를 위해 2년(평균값) 전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성인 환자 358명(66% 남성, 평균 연령 61세)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됐다.

그 결과, 파킨슨병 진단 후 첫 1년 동안 참가자 98명은 체중의 3% 이상이 감소했고 201명은 체중을 유지했으며(±3% 이내), 59명은 체중의 3%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전 포인트는 전반적인 인지능력 측정과 관련해 경도인지장애 선별검사법인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를 실시한 결과, 체중이 감소한 참가자들의 경우 체중을 유지한 참가자들에 비해 점수 감소가 더 빨랐다는 대목이다(β = -0.19, 95% CI, -0.28~-0.10, P = .001). 

더불어 특정 인지영역 평가에서도 유사한 경향성이 그대로 확인됐다. 체중이 감소한 참가자들에서는 체중을 유지한 참가자들과 비교해 '의미유창성검사(sematic fluency test)' 점수의 급격한 하락을 보고했다(β = -0.37; 95% CI, -0.66~-0.08; P= .01). 

또한 'MoCA 음소유창성점수(MoCA phonemic fluency scores)'가 감소했으며(β = -0.18, 95% CI, -0.31 ~ -0.05, P = .005), '문자-숫자순서화점수(Letter-Number Sequencing scores)' 평가 역시 감소했다(β = -0.07, 95% CI, -0.14~0.01, P = .07).

반면, 체중이 증가한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결과가 갈렸다. 체중이 증가한 참가자들의 경우 신경인지기능검사툴인 'SDMT (Symbol-Digit Modalities Test)' 평가 결과 더 느린 점수 감소가 관찰된 것이다(β = 0.34; 95% CI, 0.05 – 0.63). 다만 MoCA 점수의 종단적 변화를 놓고는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체중 변화와 관련해 기타 다른 비운동성 증상의 진행에는 유의한 영향력이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번 분석 결과 파킨슨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체중관리의 잠재적 중요성이 강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킨슨병 환자에서 체중 감소를 예방하는 전략이 인지저하를 늦출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결과에 전문가 논평도 달렸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신경과전문의인 Shaheen Lakhan 박사는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신경질환자의 체중 감소가 뇌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나온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는 인지 기능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열악한 영양상태와 영양결핍의 결과일 수 있다"며 "체지방이 고갈되고 근육이 위축되는 신체적 상태의 저하는 결국 뇌가 덜 자극되고 신경회로가 오작동하는 인지적 상태의 저하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논문> Ryul Kim, Seohee Choi, Kyeongho Byun, Nyeonju Kang, Young Ju Suh, Jin-Sun Jun, Beomseok Jeon, Association of Early Weight Change With Cognitive Decline in Patients With Parkinson Disease, Neurology Oct 2022, 10.1212/WNL.0000000000201404; DOI: 10.1212/WNL.000000000020140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