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보험'이라 불리던 치매보험, 경증치매까지 보장 확대 시동
'깡통보험'이라 불리던 치매보험, 경증치매까지 보장 확대 시동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8.05.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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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NH보험, 경증치매 보장 보험 출시...타보험사 뒤이어 상품 출시 기대

치매에 걸릴 것을 대비해 보험을 들어놔도 치매환자 상당수가 혜택을 보지 못해 깡통보험이라 불리던 치매보험이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험사들이 치매환자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보장성을 확대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중증 치매환자에게만 적용됐던 치매보험을 경증 치매환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 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치매보험과 관련한 문제가 지적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 기준 시판 중인 치매보험상품 103개 조사 결과 보험금 지급 사유를 경증치매 상태로 설정한 상품은 1개(1.0%), 중증+경증치매 4개(3.9%), 중증치매 98개(95.1%)로 보장 범위가 매우 좁게 설계됐다.

이는 보험사에서 적용하는 기준이 치매임상평가척도인 CDR 3인데, 의학적으로 이 기준을 만족하는 치매 환자가 많지 않아 혜택을 못 받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2016년 상반기 치매보험 수입보험료는 총 1조3,883억원이었던 반해 보험금 지급건수는 3,068건, 지급보험금은 168억원에 불과했다. 보험료의 1.2%만 가입자에게 돌려줬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국회는 다른 보험에 비해 보험료 지급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치매보험의 보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금융감독원에 개선안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은 국회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경증 치매환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을 위해 보험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험사들은 이와 별개로 최근 선제적으로 경증 치매환자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생명보험은 치매건강보험인 '기억하세요(무)KB간병비받는 치매보험'과 치매 종신보험인 '기억하세요(무)KB미리받는 치매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두 상품의 주요 특징으로는 가벼운 치매증상부터 보험금을 지급해 보험 기능을 높였으며, 치매증상이 심화되면 단계별로 보험금을 증가시켜 치료비에 충당되도록 설계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무배당 NH치매중풍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30세부터 75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중증치매는 물론 경증치매도 보장한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스병으로 중증치매 진단 시 최대 1억원을 보장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내로 치매환자 보장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업계에서도 자발적 또는 타의적으로 보장성이 확대된 치매보험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보험 가입자의 경우 상당수가 비교사이트를 통해 보장범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데다 정부도 치매보험 보장범위를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만큼 치매보험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보장성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치매보험은 가입만 해 놓고 혜택을 못 받는 깡통보험이라는 인식이 컸으나,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 따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보험으로 재탄생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멘시아뉴스 최봉영 기자(bychoi@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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