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치매안심마을, 보조금 반납...사업추진 동력 약화
용산구 치매안심마을, 보조금 반납...사업추진 동력 약화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6.29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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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 올해 연말 완공...구청장 남은 임기 1년

용산구청이 2018년부터 추진한 치매안심마을 건립이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자면 건립 무산에 힘이 실린다.

28일 용산구청에 따르면, 가칭 용산구립치매안심마을은 설계까지 마쳤으나 착공 단계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 건립 예정지는 양주시에 위치한 용산구 소유의 가족휴양소 부지다. 2018년 성장현 구청장은 이곳을 치매환자들을 위해 치매안심마을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용산구는 공약 이행을 위해 2018년부터 타당성조사 용역, 세부 시행계획 수립, 설계 용역 등을 2019년까지 진행했다. 2020년부터는 착공에 돌입해 2021년 준공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사업에는 총 19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책정됐으며, 이 중 국비와 시비 46억원을 2018년에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착공 단계에서 모든 계획이 중단됐다. 건립이 예정돼 있는 지역인 양주시가 치매안심마을 건립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주시는 건립 초기부터 확실한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현재까지도 그 입장은 고수되고 있다. 지방자치법상 해당 지역의 지자체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가칭 용산구립치매안심마을

건립 중단에 따라 이미 받아놓은 국비와 시비 46억원까지 반납한 상황이다. 2020년까지 집행해야 할 예산을 사용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용산구는 재차 예산을 신청한다는 계획이지만, 다시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예산을 다시 받는다고 해도 양주시의 동의 없이는 집행이 불가능하다.

용산구청장은 수 년째 최대 공약사업 중 하나인 치매안심마을 착공에 강한 의지를 표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양주시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서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미 3선을 한 성장현 구청장의 임기도 이제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후임 구청장이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겠으나, 수 년간 중단됐던 사업을 재추진할 만한 동력은 충분치 않아 보인다.

용산구 치매안심마을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네덜란드 호그벡마을을 모델로 하고 있다. 부지 전체를 치매환자 친화적으로 꾸며, 치매환자 관리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타 지자체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양주시의 입장이 갑자기 바뀌지 않는 한 사업 추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성 구청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에 치매안심마을 건립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하고는 있지만, 임기 내 첫 삽을 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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