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고혈압 장애…혈관성 치매 위험 '증가'
임신성 고혈압 장애…혈관성 치매 위험 '증가'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8.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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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5년 후 인지력 저하 인자인 백질 병리와 연관
출처.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컨퍼런스
출처.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컨퍼런스

임신성 고혈압 장애 경험 시 혈관성 치매의 위험이 증가하고 뇌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임신성 고혈압(Hypertensive disorders of pregnancy, HDP) 병력이 있는 여성의 경우 비고혈압 임신 여성에 비해 혈관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혈관성 치매는 뇌로 가는 혈류의 차단 및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력 저하를 일컫는다. 

3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컨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를 통해 임신성 고혈압과 치매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HDP의 경험은 임신 15년 후 인지력 저하의 예측인자인 백질 병리와 관련성이 확인됐다. 또 중증 자간전증 병력 여성은 비고혈압 임신 여성에 비해 혈액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유의하게 더 높았다.

병원 분만의 7건 중 1건에 영향을 미치는 HDP는 전 세계적으로도 태아의 사망률과 관련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흑인, 라틴계, 아시아·태평양 섬 주민 및 아메리카 원주민 인구에 불균형적으로 높은 비율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알츠하이머 협회 과학 프로그램 및 봉사 활동 수석 이사인 Claire Sexton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연구 집단에서 임신성 고혈압 장애와 치매를 연결한 최초의 종단 데이터 중 하나"라며 "HDP의 심각한 장단기적 영향을 고려할 때 조기 발견 및 치료는 임산부와 아기 모두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타대학교 가족 및 예방의학과 조교수인 Karen Schliep 박사 연구팀은 HDP와 노년기 치매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임신 경험이 있는 5만9,66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HDP 병력의 여성은 산모 연령, 출산 연도 및 출산율을 모두 고려해도 모든 원인의 치매 조정 위험이 비고혈압 임신 여성보다 1.37배 더 높았다. HDP는 혈관성 치매의 위험이 1.64배, 기타 관련 치매의 위험이 1.49배 더 높았지만 알츠하이머병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더불어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 및 자간증은 혈관성 치매에 대한 위험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Schliep 박사는 "연구 결과는 자간전증이 알츠하이머나 다른 유형의 치매에 비해 혈관성 치매와 강하게 연관됐다는 기존의 연구를 재차 확인했다"며 "임신성 고혈압의 병력이 있는 여성의 경우 혈관성 치매 위험이 자간전증만큼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를 통해서도 HDP가 있던 여성이 이전에 비 고혈압 임신 여성에 비해 백질 병리가 38% 더 많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이외에도 심각한 자간전증의 병력이 있는 여성은 알츠하이머의 특징적인 뇌 병변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에 대해 양성인 세포외 소포 농도가 유의하게 더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 뇌 내피 손상 및 염증의 표지자인 세포외 소포의 상당한 증가와 함께 베타 아밀로이드의 순환 수준도 증가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Sonja Suvakov 박사는 "자간전증 병력이 있는 여성은 신경혈관 손상의 마커 수치가 증가해 인지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 장애의 병력이 여성에게 평생 동안 어떤 영향을 주는지 완전히 이해하려면 신경 퇴행성 및 인지 위험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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