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겨냥 '아포모르핀' 피하주사제, 허가 재도전 실패
파킨슨병 겨냥 '아포모르핀' 피하주사제, 허가 재도전 실패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0.1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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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너스 개발 자동 주입형 피하주사제, 美FDA 허가 거절
2020년 3억 달러 판권 인수, 허가당국 "임상자료 보완 필요"
출처: 수퍼너스 파마슈티컬스(Supernus Pharmaceuticals) 홈페이지.

시장 진입이 유력시됐던 도파민 길항제(dopamine antagonist) 계열 파킨슨병 신약이 또 다시 시판허가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2년 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최초 신약승인신청(NDA)에 고배를 마신 뒤 두 번째 거절인 셈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테크 수퍼너스 파마슈티컬스(Supernus Pharmaceuticals)가 파킨슨병 치료 용도로 개발 중인 자동 주입형 아포모르핀(Apomorphine) 성분 피하주사제 'SPN-830(실험물질명)'이 미국FDA로부터 신약 허가에 거부 통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회사는 2020년 9월 SPN-830의 NDA를 처음 제출했으나, 당시 허가당국은 같은 해 11월 "승인에 근거가 되는 임상시험 데이터의 보완 필요성"을 이유로 허가를 거부한 바 있다. 이후 수퍼너스는 임상자료를 추가해 작년 3월 NDA를 재신청했으며,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이달 초 최종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미국FDA는 수퍼너스에 다시 한 번 접수거부(Refuse to file the Application, 이하 RTF) 통지를 보냈다. 당국의 정밀조사 결과, 부족한 임상자료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약물 적응증을 비롯해 품질 및 제조, 장치 성능, 위험도 분석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자료들을 준비해 재신청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허가 심사에 RTF 통보를 받은 SPN-830은 아포모르핀 성분 기반의 파킨슨병 치료제(제품명 아포킨·Apokyn)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펌프형 피하주사제로 개발됐다. ​아포모르핀은 '프라미펙솔(pramipexole)' 및 '로피니롤(ropinirole)' 등이 속한 도파민 길항제 계열약으로 분류된다. 

특히 SPN-830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약효개시시간(good ON time)'은 늘리고, 약효가 떨어지는 '오프 에피소드(off episode)' 시간을 줄이는 목적을 가졌다. 다시 말해 파킨슨병 환자의 이상운동증과 오프 에피소드 발현을 겨냥한 치료제로 포지셔닝을 잡은 것이다. 

이와 관련 파킨슨병 환자에서 빈번히 보고되는 운동동요(motor fluctuation) 증상은 약효 지속 시간이 짧거나 불규칙하게 사라지는 약효소실시간(off time)을 의미하며, 이상운동증(dyskinesias)은 레보도파나 도파민 작용제 복용 이후 약물의 혈중 농도가 높아 과운동이 발생하는 증상을 지칭한다.

수퍼너스는 2020년 미국 켄터키주 소재 제약사 월드메즈(WorldMeds)로부터 아포킨과 주입 펌프 기술에 대한 권리를 3억 달러에 인수했다.

회사는 아포킨과 약물 주입 펌프 기기의 권리를 확보한 후 즉각 3상임상에 돌입했다. 해당 임상은 총 106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12주 동안 위약과 비교해 SPN-830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SPN-830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유효성 및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현재 도파민 길항제 계열약 중 아포모르핀 성분 약물은 2020년 미국FDA의 시판허가를 획득한 미국 제약기업 수노비온 파마슈티컬스(Sunovion Pharmaceuticals)의 '킨모비(Kynmobi)'가 유일한 상황이다.

한편 수퍼너스는 작년 10월 파킨슨병 전문기업 아다마스 파마슈티컬스(Adamas Pharmaceuticals)를 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파킨슨병 환자의 이상운동증과 오프 에피소드 조절을 적응증으로 미국FDA 승인작업을 끝마친 '고코브리(Gocovri)' 등의 약물의 판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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