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노출량 따라 치매 발생 널뛴다"
"초미세먼지 노출량 따라 치매 발생 널뛴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1.2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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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만명 인원 대상 메타분석 진행 "초미세먼지 10% 개선, 치매 위험 14%↓"
자료사진.

교통 관련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될 경우 치매 위험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최신 조사 결과가 나왔다.

9,00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진행한 결과, '초미세먼지(PM2.5)'가 입방미터(1㎥) 면적 당 1마이크로그램(μg) 증가할 때마다 치매 위험이 3%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공기 중 초미세먼지 발생 비율을 10%만 개선시켜도 치매 발생 위험이 14%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대기환경 개선 기준에 대한 전문가 논의도 필요할 전망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2년 10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캐나다 웨스턴대학 슐리히의대 공중보건학 Janet Martin 교수는 "미세먼지는 화석연료와 질소산화물(nitrogen oxide)의 연소로 인한 고체 입자와 액체 방울의 혼합물이며 도로 교통 배기가스에서도 생성된다"며 "이번 조사 결과 이러한 유형의 대기오염물질 노출과 치매 발생 위험 사이에는 일부 상관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초미세먼지 노출과 치매 발병률을 놓고 3%의 연관성이 분석된 것은 다시 한 번 주목할 수치"라고 지목했다.

◆초미세먼지 노출, 치매 발생 증가 연관성 확인…WHO "연 평균 한계치 5 µg/m3 기준"

통상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Particulate Matter, PM10) 이하의 먼지를 의미하며,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 이하의 먼지를 지칭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는 황산염을 비롯한 질산염, 중금속 등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섞여 있어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문제는 해당 대기오염물질은 크기가 작아 기관지를 통해 폐포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고 신체 곳곳에 흡수되며 기관지염 및 천식 등의 호흡기질환과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등의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는 대목이다.

출처: 국제학술지 'Neurology'.

연구팀은 여기에 주목했다. 대기오염은 치매의 위험요소 정도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영향력을 평가한 임상근거들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총 9,140만 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잡은 17건의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그 중 6%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PM2.5에 해당하는 초미세먼지 외에도 스모그 및 공기 중 이산화질소(nitrogen dioxide)와 오존(ozone)을 형성하는 질소산화물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연령 및 성별 등과 같은 위험인자를 조정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PM2.5 초미세먼지 노출이 입방미터 당 1 μg 증가할 때마다 치매 위험은 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adjusted hazard ratio [aHR], 1.03; 95% CI, 1.02 - 1.05).

다만 치매 발생을 놓고 ▲질소산화물(HR, 1.05; 95% CI, 0.99 - 1.13) 및 ▲이산화질소(HR, 1.03; 95% CI, 1.00 - 1.07) ▲오존(HR, 1.01; 95% CI, 0.91) 노출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질소산화물 등의 경우도 분석 결과 신뢰구간이 충분히 넓기에 임상적으로 타당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번 분석에서는 초미세먼지의 노출기간에 따른 치매 위험도 분석을 별도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또 치매 위험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임계값(threshold)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 미세먼지 노출 기준을 놓고 미국환경보호국(EPA)은 연간 평균 최대 12 µg/m3의 노출을 안전선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계치를 5 µg/m3 수준으로 보다 강력하게 낮춰 잡고 있다.

Martin 교수는 논문을 통해 "올해 초 발표된 연구에서도 치매 위험요인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치매 발생률은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며 "교통 관련 대기오염물질이 치매의 발생 병리에 관여하는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한 더 많은 임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매의 증가 추세는 쉽게 되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세먼지 노출과 치매 위험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 파악도 중요하다. 치매에 걸리면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기에 최선은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기오염과 관련해 공기 중 PM2.5 초미세먼지를 10%만 개선해도 치매 위험이 14% 감소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논문> Air Pollution and Incidence of Dement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hsan Abolhasani, Vladimir Hachinski, Nargess Ghazaleh, Mahmoud Reza Azarpazhooh, Naghmeh Mokhber, Janet Martin, Neurology Oct 2022, 10.1212/WNL.0000000000201419; DOI: 10.1212/WNL.000000000020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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