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레켐비 남은 건 꽃길뿐?, "'NO' 해결 과제 아직 존재"
치매 신약 레켐비 남은 건 꽃길뿐?, "'NO' 해결 과제 아직 존재"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1.13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식 승인 변수와 고가의 약가 및 급여 여부 등 존재
출처. 에자이
출처. EISAI.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가속승인과 함께 관련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레켐비가 사장된 아두헬름(Aduhelm)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 사유는 고가인 약가와 2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에 따른 정식승인의 변수 등이다.

최근 의료계 등 관련 분야에서 2세대 항체치료제인 레켐비의 가속승인을 두고 다소 엇갈린 시선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글로벌 학술정보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 역시도 레켐비의 남은 불안 요소로 보험약가, 급여적용, 가격, 초기환자 탐색, 전문가의 추천 및 진단 경로, 투입 인프라, 약물군의 위험성과 이점에 대한 의료인들의 인식과 처방 의지 등을 잔존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레켐비의 행보는 향후 승인될 치매 치료제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이유는 레켐비에 적용될 규제나 지불 기관의 결정이 동일 약물군의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급여적용 조건이 확실시될 때까지는 높은 가격으로 사용에 많은 제약도 따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FDA의 정식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독립된 3상 임상시험 2개가 필요한데 현재 레켐비는 CLARITY 단일 연구결과만 발표된 상태다. FDA는 가속승인에 따라 레켐비의 추가 정보 또는 연구를 요구할 수 있으며, 약물 후보에 대한 승인 거부 또는 승인 지연도 가능하다. 

향후 FDA가 레켐비를 정식 승인할 경우, 차별화된 약물 이상 반응, 편의성, 임상 및 바이오마커면에서의 효능 등이 향후 활용도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레켐비가 FDA의 정상 승인을 얻고 세계시장의 활로를 개척할 경우 오는 2027년께 10억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다. 한화로 1조 2,409억 7,700만 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미 레켐비는 미국 시장 외에도 해외판로 개척을 위한 행보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레켐비(LEQEMBI)의 알츠하이머병 및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로 유럽 의약품청(EMA)에 마케팅 승인 신청서(MAA)를 제출했다.

해당 신청서는 레카네맙을 활용한 치료가 초기 AD에서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는 사실을 입증한 Phase III Clarity AD 연구 및 Phase IIb 임상 연구(Study 201)를 기반으로 추진됐다.

지난 2022년 11월 Clarity AD 연구 결과는 '2022 CTAD(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 컨퍼런스'에서 발표됐으며, 동시에 피어리뷰 의학 저널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됐다.

Clarity AD 연구는 1차 종료점(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로 모든 주요 2차 종료점을 충족했다. 가장 흔하게 관측된 부작용은 주입 반응, ARIA-H(뇌 미세출혈, 대뇌 거대출혈 및 표재성 철침착증), ARIA-E(부종/삼출액), 두통 및 낙상이다.

해당 부작용 역시 전작인 아두헬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지만, 임상 과정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위험요인으로 평가하는 일각의 의구심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태다.

레켐비는 1월 6일 FDA로부터 AD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같은 날 에자이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ational Medical Products Administration, NMPA)에 신약승인신청서에 대한 데이터 제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3월 31일까지 시판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레켐비는 지난 2021년 6월에 미국 FDA에 의해 혁신 신약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이 이뤄졌으며, 같은 해 12월 패스트트랙이 지정됐다. 

이후 2022년 3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사전상담제도(prior assessment consultation)를 통한 신청이 진행됐고, 7월 생물학적 제제 품목 허가(BLA) 승인 및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승인이 결정됐다. 이후 올해 1월 6일 FDA의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이 완료됐다. 

현재 일정에 큰 변동이 없을 시 2023년경 미국 출시가 이뤄지고, 2024년 일본 및 유럽을 기점으로 2025년 대부분 국가에서 승인이 완료될 예정이다. 국내승인은 2024년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레켐비가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에 힘입어 환자 규모, 시장 수요, 가격을 바탕으로 손쉽게 블록버스터 신약 반열에 오를 것"이라면서도 "아두헬름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