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치매 영역 역할론 대두, '시기상조' 무게
챗GPT, 치매 영역 역할론 대두, '시기상조' 무게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2.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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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마커 등 병리학 중요성 증대에 역할 모호  
"사람마다 다른 치매 증상과 상황을 모두 고려 못 해"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

"레켐비 등 새롭게 등장할 치매치료제로 인해 바이오마커 등 병리학(Pathology)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챗GPT 등 AI가 현재까지는 치매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치매학회 수련이사)는 전 세계 각 분야에서 광풍처럼 불고 있는 챗GPT 열풍을 치매 분야에 대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27일 디멘시아뉴스가 일선 대학병원 교수에게 챗GPT의 활용 가능성을 청취한 결과, 치매 분야의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구체적 활용은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챗GPT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치매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예방과 조기진단 등 전방위적 활용 가능성이 엿보이는 이유에서다. 

챗GPT는 '챗GPT의 치매 분야 활용도는 무엇?'이라는 질문에 자신의 역할을 ▲치매 예방 및 조기진단 ▲치매 환자의 일상 관리 간호사 및 가족 지원 ▲치매 예방과 관리 정보 제공 등으로 소개했다. 

챗GPT의 기능이 치매예방 및 관리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직 교수인 이찬녕 교수는 챗GPT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챗GPT는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지난 2022년 11월 30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Open AI에서 만든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인 'GPT-3.5' 언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의료기관인 앤서블헬스 연구진이 챗GPT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의사면허시험에서 50%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했고, 이후 MBA·로스쿨·의사면허시험까지 통과하면서 화이트칼라 일자리 분야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찬녕 교수는 챗GPT를 활용한 치매 진단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치매의 증상은 개인마다 달라 고려할 사항이 많아 인공지능만으로는 온전한 진단이 어렵다는 평가다. 

이는 최신 치매 진단 및 치료 트렌드와도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한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가 등장을 예고하면서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병리학적 진단이 힘을 얻는 분위기를 역행한다는 것.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 등 사용 대상을 정밀하게 타깃하는 앞으로의 치매 치료 경향을 생각하면 언어적인 처리를 주 능력으로 사용하는 챗GTP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찬녕 교수는 "치매의 진단에서 병리학이 점차 중요해지는 분위기에 따라 챗GPT가 큰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라며 "바이오마커 등을 고려한 치료 환경이 현실화할 시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챗GPT가 정보 전달과 창구 역할은 가능하지만, 치매라는 질병의 특성상 환자 이외의 돌봄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지목했다. 

쉽게 말해 환자 스스로가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챗GPT 등을 활용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치매 영역은 인간의 노동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가령 치매 예방에 대한 정보는 검색하기 쉽지만, 결국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점검 및 발전시키는 것은 인공지능이 수행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견해다.

과거 치매 진단 등에서 큰 기대를 받았던 IBM의 왓슨이 실패한 사례를 보면서, 단순 정보의 전달과 판단을 넘어 의료적 실천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됐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찬녕 교수는 "치매의 치료 경향 변화와 함께 예방을 위해서는 실천적인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챗GPT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치매 영역에서 혁신적 변화를 끌어내기는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챗GPT는 대화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해 치매 조기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활용 요소는 인간 언어의 특징, 행동 패턴, 정서 등이다. 

이외에도 약 복용, 식사,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도움, 가족과의 연락 등 일상적인 문제 해결, 간호사와 가족의 돌봄 역할 보조(환자 상태 모니터링 및 치료 계획 조율), 치매 예방 정보 제공(식습관, 체육활동, 인지 훈련 권장 및 정신적 활동 추천)을 주요 역할로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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