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병상 증설로 인한 인력보강 미비...간호사 업무환경 악화
무리한 병상 증설로 인한 인력보강 미비...간호사 업무환경 악화
  • 박원빈 기자
  • 승인 2023.09.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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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 대비 종합병원·병원 노동강도 각각 1.8배와 6.8배 높아

의료기관들이 매년 병상 수를 크게 늘리면서 인력보강이 없어 간호사들의 업무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간호협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와 활동 간호사 수를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요양기관 병상 수는 2018년 말 70만 7349병상에서 2022년 말 72 만4212병상으로 1만 6863병상(2.38%)이 증가했다. 특히 병원급 이상 급성기 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35만 6067개로 5년 전보다 3만 8661개 병상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병원급 이상 급성기 의료기관들 가운데 종합병원(10만 7290병상→11만 1005병상)과 병원(16만 5302병상→19만 7005병상)들이 앞 다퉈 병상을 늘리면서, 상급종합병원 대비 종합병원과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노동강도는 2018년 말 1.73배와 5.66배에서 2022년 말 1.8배와 6.84배로 각각 높아졌다.

문제는 이 기간 신규간호사가 10만 7235명이 늘어났으나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수는 5만8913명(19만 5314명→25만 4227명)만 증가했다는 점이다.

즉 매년 1만여 명의 간호사가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환자 곁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간협의 지적이다.

간협은 이처럼 병원급 이상 급성기 의료기관들의 병상수가 늘어난 것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이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간협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상급종합병원은 3개, 종합병원은 17개, 병원은 무려 190개 기관이 새로 문을 열었다”며 “게다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같은 기간 간호사 수는 1만77명이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병상 수는 3만8661개가 급증해 간호사 근무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하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급 이상 급성기 의료기관에서 무분별하게 병상을 늘이는 것을 막고 간호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병원 설립요건을 강화하고 간호사를 간호필요도에 근거해 적정하게 배치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강제하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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