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이 느끼는 가장 큰 부담은 ‘기억력 및 사고력 저하’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경도인지장애(MCI)·치매 등 환자 104명과 간병인 3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환자의 사회생활 만족도 감소가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환자와 간병인의 관점에서 이 같은 질환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신체적·사회적·정서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대규모 횡단면 연구다. 기존 연구가 주로 인지 증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신체적·사회적·정서적 증상을 포괄적으로 조사했다.
연구팀은 먼저 30명의 환자(15명)와 간병인(15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정성적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을 도출했다. 이들 중 26명(13쌍)의 참가자는 환자와 간병인이 매칭됐고, 나머지 4명은 독립적으로 등록됐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환자와 간병인을 위해 개발된 각각의 설문조사를 통해 환자 104명과 간병인 329명으로부터 3만 5,000개 이상의 증상 평가 데이터를 수집했다. 환자(46~86세)의 경우 주로 경도인지장애(72.12%)를 앓았고, 간병인(20~86세)은 절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58.36%)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증상을 12개의 테마로 분류하고, 각 테마의 유병률과 평균 영향 점수를 산출했다. 평균 영향 점수는 유병률과 증상(또는 증상 테마)이 개인 삶에 미치는 평균 영향을 곱해 ▲0점(증상을 경험하지만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1점(증상이 개인의 삶에 약간 영향) ▲2점(증상이 개인의 삶에 보통 정도 영향) ▲3점(증상이 개인의 삶에 매우 큰 영향) ▲4점(증상이 개인의 삶에 매우 심각한 영향)으로 측정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에서 유병률이 높은 증상 테마는 ▲기억력 문제(99.0%) ▲사고력 문제(90.3%) ▲의사소통 장애(80.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영향 점수가 높은 증상 테마는 ▲사회생활 만족도 감소(1.45점) ▲피로감(1.45점) ▲기억력 문제(1.41점) 순이었다. 개별 증상에서는 ▲단기 기억력 장애(1.70점) ▲지친 느낌(1.68점) ▲질병 진행에 대한 두려움(1.57점) 등이었다.
간병인이 보고한 유병률이 높은 증상 테마는 ▲사고력 문제(99.7%) ▲기억력 문제(99.4%)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95.4%) ▲의사소통 장애(93.6%) ▲피로감(90.5%)이었다. 또 가장 흔한 개별 증상은 ▲빠른 사고력 감소(99.1%) ▲의사결정 능력 저하(98.7%) ▲건망증(98.7%) ▲단기 기억력 장애(98.7%) ▲사물을 기억하려는 노력 증가(98.7%) ▲물건 찾기의 어려움(98.7%)으로 확인됐다. 평균 영향 점수가 높은 증상 테마는 ▲기억력 문제(3.07점) ▲사고력 문제(2.75점)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2.61점) 등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환자가 보고한 삶의 만족도 점수에 따르면 사회생활 만족도 감소와 피로감이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병인들은 기억력 문제와 사고력 문제를 가장 영향력 있는 증상 테마로 평가했다”며 “이는 연구에 참여한 간병인들이 환자의 표본보다 기억력 및 인지 장애 정도가 더 심한 개인에 대해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간병인이 환자보다 일관되게 증상 부담이 더 높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결과는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도 “환자 표본은 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로 구성됐지만 간병인 표본은 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구성돼 표본 내 진단 분포를 나타내는 것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Neurology Clinical Practice’ 최신호에 실렸다.
Primary source
Seabury J, Weinstein J, Barma A, et al. Patient and caregiver-reported impact of symptoms in Alzheimer's disease, mild cognitive impairment, and dementia. Neurol Clin Pract. 2025;15(1):e200418. doi:10.1212/CPJ.000000000020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