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기반 치매치료제, 임상 모집·약가 산정 '진퇴양난'
천연물 기반 치매치료제, 임상 모집·약가 산정 '진퇴양난'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8.04.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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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운 좋게 개발되도 시장성에 의문

국내에서 치매치료제 개발에 있어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성분이 각광받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연물의 경우 안전성만큼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지만 효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실제 임상 진행이나 약가 산정까지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18일 제약업계 관계자는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실제 상업화까지 갈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합성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치매약 개발이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글로벌 기류와는 조금 달리 천연물이나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이 활발한 편이다.

한 때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은 천연물신약으로 불리며, 정부가 임상 지원과 함께 약가 산정에도 우대 혜택을 줘 상당수 국내사들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감사원 지적에 따라 지난해부터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와 함께 개발지원과 약가에 대한 혜택도 사라졌다.

국내에서 천연물 기반의 치매약 개발은 오랜기간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제품화까지 된 적은 없다. 다만 그동안 개발에 손댄 곳은  동아에스티, 대화제약, 일동제약, 환인제약, 제일약품. SK케미칼, 광동제약 등 다수 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 중에서 최근 몇 년 내 개발을 잠정 보류하거나 임상에 실패해 개발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환인제약, 광동제약, SK케미칼 등이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개발 중인 치매약이 전임상을 마치고 미국에 기술 수출을 하는 성과를 이뤄내기는 했으나, 나머지 업체들의 상황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일단 연구자들은 임상 진행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매약의 경우 질환 특성상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천연물 기반 치매약은 특히나 더 심하다는 것이다.

천연물 기반 치매약이 임상 디자인 자체가 환자 모집에 용이하지 않은 점도 이유 중의 하나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천연물 관련 임상 진행은 엄청나게 더딘 편이다.

어렵게 개발에 성공한다고 가정해도 향후 진행해야 할 약가 협상도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천연물기반 의약품이 천연물신약으로 불릴 당시에는 개발에 성공만 하면 신약에 준하는 약가 혜택을 받았으나, 현재는 자료제출의약품에 준하는 것으로 책정된다. 예전만큼 약가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또 일부 천연물의약품은 기존 제품 병용으로만 개발되고 있어 약가 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결국 천연물 기반 치매약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출이나 글로벌 업체에 기술 수출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치매약 개발은 국내에서 다수 실패한 사례가 있다"며 "현재 임상 중인 업체조차 재차 실패할 경우 신규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멘시아뉴스 최봉영 지가(bychoi@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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