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잇따른 개발 중단...개발 중 제품도 사업성 의문
천연물신약 잇따른 개발 중단...개발 중 제품도 사업성 의문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8.06.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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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의약품 우대 정책 폐기로 개발 동력도 저하

다국적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 개발이 잇따라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사들도 역시 임상 중단의 쓴 맛을 경험하고 있다.

국내사들이 집중하는 분야는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인 데, 사실상 앞서 개발 중이던 제품 3개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 광동제약, 환인제약 등 3개 업체가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업체별로 보면, 광동제약은 `KD501` 임상 2상까지 완료했으나 현재는 추가 임상은 사실상 중단됐다.

KD501은 치매동물 모델을 이용한 효능평가 결과 기존 발매 제품에 비해 높은 기억력 개선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안전성시험에서 독성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물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렸으나, 회사의 판단에 따라 현재는 임상이 보류된 상태다.

SK케미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SK케미칼은 할미꽃 뿌리 백두옹을 원료로 한 `SK-PC-B70M`을 임상 3상까지 진행했으나, 현재는 이와 관련한 추가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환인제약은 치매약 개발 업체 중 가장 제품화 목전에서 쓴 맛을 봤다. 환인제약은 당귀 추출 물질인 `INM-176`에 대한 임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허가신청까지 했으나, 식약처가 추가 임상을 지시하면서 허가까지 이르지 못했다. 환인이 제품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 3상을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었기에 결국 추가 임상을 중단키로 했다.

개발 보류나 중단을 선언한 업체 외에도 천연물을 활용한 치매약 개발에 뛰어든 국내사들은 다수다.

대표적인 업체는 동아ST, 일동제약, 대화제약 등이 있다. 동아ST는 상심자, 복령피 등을 활용해 치매신약(DA-9803) 개발에 나섰으며, 일동제약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 대화제약은 대추과 열매인 산조인에서 추출한 물질을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미 치매가 진행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또 여기에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정부 정책 변화도 국내사들의 개발 동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과거 천연물신약에 약가 우대 정책을 철회해 이점이 많이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사 관계자는 "치매는 임상에서 치료제의 효능을 가장 입증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며 "특히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우대 정책까지 사라져 개발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디멘시아뉴스 최봉영 기자(bychoi@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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