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기반 치매약 개발 잔혹사, "실패 또 실패"
천연물 기반 치매약 개발 잔혹사, "실패 또 실패"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09.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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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메디포럼 등 소수 과제만 남아

국내제약사가 개발 중인 천연물 기반 치매신약 개발이 점점 더 난항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미 다수업체가 제품 상용화를 목적으로 임상 단계에 속속 진입했으나, 결국에는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실패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업체는 환인제약, SK케미칼, 광동제약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대화제약도 이름을 추가됐다.

그동안의 잔혹사를 보면, 환인제약은 당귀 추출물인 ‘INM-176’의 3상 임상까지 마쳤으나, 식약처가 추가 임상을 지시하면서 상용화를 결국 포기했다.

SK케미칼은 할미꽃 뿌리 백두옹을 원료로 한 'SK-PC-B70M'의 3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제품화 문턱에서 좌절했다.

광동제약도 'KD501'에 대한 임상 2상을 마쳤으나, 3상에 대한 소식이 수 년째 들리지 않고 있다. 사실상 추가 임상이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여기에 올해 초 임상 2상을 완료한 대화제약도 앞선 업체처럼 실패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대화제약이 개발하던 제품은 'DHP1401'로 대추과 열매인 산조인 추출 물질이 원료였다.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로 선정한 기억, 언어, 재구성, 행동, 지남력 등을 다루는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표적인 표준 검사도구인 ADAS-cog(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에서는 최종목표를 만족시키는 통계적 우월성을 확인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임상이 실패했다.

임상 실패에 따라 대화제약은 DHP1401의 개발 방향을 의약품이 아닌 건기식으로 선회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사실상 치매약 개발이 중단됐다. 

국내사들이 공을 들였던 천연물 기반 치매신약 개발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제품 개발에도 신뢰도가 점차 낮아지는 형국이다.

현재 임상 진행 중인 업체는 일동제약과 메디포럼이 있다.

일동제약 'ID1201정'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에서 추출한 천연물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3상을 허가받은 상태다.

메디포럼은 지난해 'PM012'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식약처로부터 2b상과 3상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치매약 개발에 있어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 한 축을 이루고 있었다. 현재도 후보물질 도출을 위해 천연물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전히 치매신약 개발에 있어 천연물이 주목받고 있지만, 현재 임상 진행 중인 제품들이 뚜렷한 성과를 못 낼 경우 천연물 유래 치매신약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