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진, 응급 의료받은 중장년층 대상 치매 위험 첫 규명
10년 내 진단율도 높아...알코올 사용보다는 낮지만 경계해야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대마초(cannabis) 사용이 심각한 중장년층에서 향후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오타와대(University of Ottawa) 연구팀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JAMA Neurology)’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대마초는 장기간 과도하게 사용될 때 단기 기억력 저하와 장기 뇌 구조 변화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치매 발병과의 명확한 인과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병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대마초 사용과 치매 발병의 연관성을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2008~2021년 온타리오주의 임상 평가 과학 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Evaluative Sciences, ICES) 건강 행정 데이터를 활용해 치매 진단 이력이 없는 45세 이상 성인 60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2022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대마초 사용으로 응급 진료(응급실 방문, 입원)를 받은 환자 1만 6,275명과 세 그룹(▲대마초 외 다른 원인으로 응급 진료를 받은 그룹 ▲일반인 그룹 ▲알코올 사용으로 응급 진료를 받은 그룹)의 치매 진단 위험을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대마초 사용 그룹은 5년 내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5.0%로, 비(非)대마초 사용 그룹보다 1.5배, 일반인 그룹보다는 3.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내에는 대마초 사용 그룹 중 19%가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 이는 비(非)대마초 사용 그룹과 일반인 그룹보다 각각 1.3배, 3.5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요인이나 정신 건강 진단, 만성 질환 등을 고려한 후에도 대마초 사용 그룹은 비(非)대마초 사용 그룹보다 1.23배, 일반인 그룹보다는 1.72배 높은 치매 발병 위험을 보였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대마초 사용 그룹의 병원 진료율이 26.7배나 증가했다.
반면에 알코올 사용 그룹보다는 대마초 사용 그룹의 치매 위험이 31% 낮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대마초 사용과 치매 발병의 인과 관계가 아닌 연관성을 분석했으며, 응급 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대마초 사용자만을 조사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브뤼예르 건강연구소(Bruyère Health Research Institute)의 콜린 웨버(Colleen Webber) 박사는 “정기적인 대마초 사용이 뇌 구조에 변화를 줘 치매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또한 고혈압, 두부 외상, 우울증, 사회적 고립 등 기존 치매 위험 요인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urce
Myran DT, Pugliese M, Harrison LD, Stall NM, Webber C. Risk of Dementia in Individuals With Emergency Department Visits or Hospitalizations Due to Cannabis. JAMA Neurol. Published online April 14, 2025. doi:10.1001/jamaneurol.202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