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정밀의학: 알츠하이머병 예방
임상정밀의학: 알츠하이머병 예방
  • 양현덕 발행인
  • 승인 2019.05.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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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현재 뚜렷한 치료제가 없으며, 치료제 개발의 과정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병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며,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 지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20~30년 전부터 뇌의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예방법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임상정밀의학(clinical precision medicine)’은 개인별로 다른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등의 요인을 고려하여 특정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환자중심의학’을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법보다는 예방과 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개인별로 차별화하여 예방·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임상정밀의학’은 암에서의 ‘표적치료’를 포함해 여러 질환의 치료법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해 ‘임상정밀의학’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설명하고자한다.

아직까지는 치매 예방·치료를 위해 개별적으로 차별화된 방법보다는, 유전자 등 개인별 위험 인자의 차이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반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을 택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보편적인 접근이 ‘최선의 예방’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1. 보편적인 치매 예방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14일 ‘치매예방지침’을 통해서 규칙적인 운동, 지중해 식단, 금연, 금주, 체중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과 더불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치매 위험을 높이는 만성질환의 적극적인 관리와 같이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치매 예방법을 공개했다.

이러한 예방법은 개인별 유전적인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누구에게나 두루 적용되는 접근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보편적인 예방법도 ‘임상정밀의학’ 차원에서 접근하면, 개인별로 다른 효과를 보여 예방 효과가 특히 뛰어난 것을 찾을 수 있다.

2013년 발표된, 핀란드 연구(FINGER: The Finnish Geriatric Intervention Study to Prevent Cognitive Impairment and Disability)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연구 결과를 추가 분석했을 때 아포지단백-E (Apolipoprotein E: APOE) 유전자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었다.

2. ‘임상정밀의학’을 통한 ‘환자중심’ 치매 예방

알츠하이머병은 다양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받다. 치매의 발병도 영향을 받지만, 치료제에 대한 반응도 영향을 받는다. 동일한 치매약을 복용 하더라도 어떤 환자는 좋은 반응을 보이는 반면, 다른 환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러한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인들을 통합해서 ‘환자중심’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었을 때 어떤 환자가 치료제에 가장 잘 반응할 지를 예측하는 ‘치료 대상자 선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어떤 환자가 부작용을 보일지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성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유전자로 ‘아포지단백-E (APOE)’과 ‘메틸렌 테트라하이드로폴레이트 환원효소(MethyleneTetraHydroFolate Reductase: MTHFR)’가 있다. 이 두가지 유전자는 현재 임상에서 간단한 검사로 분석이 가능하다.

노인성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인 이 두가지 유전자의 보유 상태에 따라 ‘임상정밀의학’을 이용하여 개별화된 예방 계획을 세움으로써 궁극적으로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출처: 위키피디아

3. 아포지단백-E (Apolipoprotein-E, APOE)

아포지단백-E는 65세 이후에 발생하는 노인성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는 19번 염색체에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의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데, 세 가지 종류(유전적 다형성polymorphism: APOE-ε2, APOE-ε3, APOE-ε4)가 있다. 이 중 ‘APOE-ε2’는 보호인자로 작용하며, ‘APOE-ε4’는 치매의 위험인자가 된다. APOE-ε4는 베타아밀로이드의 배출을 저해하여 뇌세포의 손상을 초래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50%정도가 적어도 하나의 APOE-ε4 유전자를 보유하는데, 이 유전자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3배 증가하며, 두 개를 가지고 있으면 위험이 10배 이상으로 급증한다.

위의 3가지 중에서 어떠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지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예방법에 대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유전자에 따라 개인별로 효과적인 예방법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위에서 언급한 핀란드 FINGER 연구에서, APOE-ε4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치료 효과에 차이가 없었으며, 기억력 점수에서는 오히려 더 좋게 나왔다. 구체적으로 어느 치료법이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치료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연구에서는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지중해 식단에 대한 치료반응이 좋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신체활동이 부족할 경우에는 경도인지장애의 위험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반대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오메가-3 (DHA)를 복용했을 때 인지 기능이 호전되었다는 결과도 보였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치매 위험 유전자인 APOE-ε4를 가지고 있더라도 지중해 식단과 유산소 운동, 그리고 오메가-3를 섭취함으로써 치매에 걸릴 위험성을 다른 사람보다 효과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 MTHFR

MTHFR 유전자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준다. 여러가지 유전적 종류(다형성)가 있는데, 그 중에서 ‘C677T’와 ‘A1298C’ 형태가 알츠하이머병과 가장 연관이 많다. 일반인의 90% 가량에서 둘 중에 적어도 하나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에 의하며 만들어지는 효소는 엽산(비타민 B9)와 비타민 B12의 도움을 받아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C677T’와 ‘A1298C’ 형태의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효소는 정상 효소에 비해 기능이 떨어져 호모시스테인을 잘 분해하지 못해 체내에 호모시스테인이 쌓이게 된다. 보조효소인 비타민 B(9, 12) 계열을 섭취하면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출 수 있다.

APOE와 마찬가지로, MTHFR 유전자 형태도 알츠하이머병 예방 계획을 세우는 데 참고할 필요가 있다. 위의 변형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비타민 B를 복용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종합하면, 치매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C677T’와 ‘A1298C’ 형태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비타민 B를 보다 적극적으로 섭취해서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ies: GWAS) 기술과 같은 유전학의 발달로, 위에서 언급한 아포지단백-E와 MTHFR 유전자 외에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발견된 유전자들도 머지 않아 임상에서 쉽게 분석하는 방법도 개발되어 실용화될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한 ‘보편적인 방법’과 유전학 기반 ‘임상정밀의학 접근’은 비용·효과 면에서 물론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치매의 예방·치료는 위와 같은 ‘임상정밀의학’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유전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치매 위험인자로 알려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은 물론 식단, 운동, 금연, 금주, 인지 훈련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치매를 예방·치료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임상정밀의학’을 이용한다면 방법들이 개개인에게 보이는 효과를 미리 예측하여 예방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 논문
Precision Medicine for Alzheimer's Disease Prevention. Berkowitz CL et al. Healthcare (Basel). 6(2018) E82.
The clinical practice of risk reduction for Alzheimer’s disease: A precision medicine approach. Isaacson RS et al. Alzheimer’s & Dementia 14 (2018) 1663-1673.
Effect of the Apolipoprotein E Genotype on Cognitive Change During a Multidomain Lifestyle Intervention: A Subgroup Analysis of a Randomized Clinical Trial. Solomon, A et al. JAMA Neurol. 2018, 75, 462–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