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치매살인 치료적 사법 판결…향후 영향은?
국내 최초 치매살인 치료적 사법 판결…향후 영향은?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0.02.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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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통한 사건 근원 해결 가능성 등 쟁점 다수

치매 피해망상으로 부인을 살해한 68세 노인에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료적 사법 판결이 내려지면서 향후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판결로 현재 근원적인 치료가 어려운 치매로 인한 강력 범죄에 치료적 사법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후속 논란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고법 형사1부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68세 환자에게 항소심이 치료적 사법 절차 판단을 내리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치료적 사법’은 범죄행동의 근본 원인 해결을 목표로 내리는 법적 개념으로 재범 방지 측면에서 형사 처벌보다 효율적이라는 평이 있지만 법원칙에 반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재판부는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치매를 고려하면 여타 질환과 다른 특성을 가진 치매에 대한 치료적 사법 정의를 구체화하는 새로운 숙제를 받은 셈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기존 치료감호소에서 치매환자는 치료 감호로 개선이 어려워 받지 않고 있는 상태로, 치매를 전담으로 하는 치매전문병원을 찾아야 하는 숙제도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매환자에게 내려진 치료적 사법으로 병원부터 기타 사항에 이르는 모든 것을 처음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선뜻 환자를 담당할 병원을 찾기 힘든 이유에서다. 

현재 법원은 주거 제한과 근본치료 강제를 명령했고, 집행유예 기간 5년 동안 보호감독관 감독 하에 치매전문병원으로 주거를 제한해 치료받을 것을 명령한 상태다. 

특히 국내의 경우 치매환자에 의한 살인이나 빈도 위험성 등이 얼마인지 연구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치매 살인은 피해망상이 동반된 상태에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탈억제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데, 대게는 반복적인 폭행이 선행하며, 주로 배우자가 희생되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환자에서 심한 망상과 반복적인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가족의 안전 문제 대책이 필요한 셈이다.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 교수(치매학회 홍보이사)는 근원적인 원인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치매환자에 대한 치료적 사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했다. 

약물 복용 등 치료를 통한 이상행동 증상에 대한 억제가 가능해, 꾸준한 관찰을 통한 치료적 사법의 시도는 가능한 영역이라는 해석이다. 

이찬녕 교수는 “치매로 범죄의 의도성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이번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 피해망상보다는 정신병적인 요인이 더 커 보이기 때문에 위험요소를 배제하고 폐쇄병동에서 치료를 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성은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향후 이번 치료적 사법 판결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동일 사례에 비슷한 판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관련 제도에 대한 정비도 일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