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집단감염 확산 현실화...코호트 격리 검토될까?
요양병원 집단감염 확산 현실화...코호트 격리 검토될까?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03.19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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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병원 자발적 코호트 격리로 감염 원천 차단

다수의 치매환자가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이 현실화됐다.

요양병원에서는 그동안 비교적 고강도 방역 대책을 실시했던 터라 남아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 추가 감염을 막는 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구시 고위험 집단시설 전수조사를 통해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종사자 17명, 환자 57명 등 74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의료진이나 환자들 중 일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는 있으나,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현재 요양병원협회가 파악한 바로는 약 10여개 요양병원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몇 곳에서는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요양병원에는 대부분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입원해 있기 때문에 정부도 코로나 감염 초기부터 집중 관리했다.

2월과 3월에 걸쳐 직원이나 간병인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 증상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도 했으며, 입원된 환자 중 폐렴 증상을 보일 경우 선별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요양병원에서도 면회 금지, 종사자 발열체크, 자원봉사자 방문 금지, 병원 내 시설 소독, 전원 금지 등의 자구 노력도 해 왔다.
 
한사랑요양병원의 경우 코로나 증상이 있는 간호사가 업무를 하면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사례였다. 증상이 있으면 업무를 중단해야 함에도 원칙을 어겨 감염이 확산된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일이 다른 요양병원에서도 재차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문제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현재 외부와 격리돼 있기 때문에 원내에서는 감염 위험이 거의 없지만, 의료진이나 간병인, 직원 등의 경우 출퇴근으로 인해 외부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다.

병원 외부에서 코로나19에 감염이 돼 병원에 들어와도 별다른 증상이 없이 일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환자나 의료을 비롯한 병원 전체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의료진이나 간병인과 밀접 접촉이 많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더 높다.

요양병원 자체적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감염 방지 대책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방역에는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이 몰려 있는 시설에 대한 코호트 격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예방적 차원의 코호트 격리를 진행한 곳이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확진자가 이미 발생한 이후 코호트 격리를 진행하고 있는 데, 감염되지 않은 환자나 의료진의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코호트 격리는 의료진이나 간병인 등의 희생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요양병원과 정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예방적 차원의 코호트 격리는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후의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요양병원 집단감염 확산에 따라 추가 대책을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묘수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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