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중 치매약 조건부 허가 요청…청와대 청원 등장
임상 중 치매약 조건부 허가 요청…청와대 청원 등장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1.03.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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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 GV1001 요청…실현 가능성 높지 않을 전망

국내에서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조건부 허가 승인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3월 12일 기준으로 청원마감을 12일 앞둔 해당 청원은 1,750명 가량이 동의했다. 사회적 이슈가 쏠린 영역이 아님을 감안해도 적은 숫자는 아닌 셈이다.

12일 익명의 청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국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기업을 정책적으로 적극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의 게시했다. 

현재 1,750명이 동의한 해당 청원은 기간 내 20만명 이상 동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청와대 공식 답변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청원인은 "모 방송국의 치매관련 방송을 통해 국내 G사가 개발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소개와 설명을 보고 좋은 국산 치료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청원 동기를 소개했다. 

특히 치매로 고통받는 환우와 가족들이 좋은 치료제를 애타게 기다릴 생각에 직접 청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젬백스의 GV1001로 현재 국내 2상 임상을 마치고 지난 1월 알츠하이머 3상 임상을 신청한 바 있다. 

GV1001은 국내 30여개 병원에서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306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청원에서 주장하는 조건부 품목허가는 임상 2상 자료를 바탕으로 의약품 시판을 허가하는 제도다. 생명을 위협하거나 발병 시 증상 호전이 어려운 중증의 비가역적 질환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식약처는 안전성이 확인되고, 치료 효과가 탐색된 세포치료제 등을 조건부 허가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청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만약 조건부 허가를 취득한다면 대한민국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환우와 가족들이 큰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조건부 허가 현실적으로 어려워”…긴급승인 대안 '존재'

그러나 조건부 허가는 사실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 치료제 등의 경우 상황의 시급성이 인정돼 조건부 허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치매 신약을 동일한 선상에 놓기는 쉽지 않다. 

특히 GV1001과 동일 성분인 췌장암치료제 리아백스가 품목허가가 취소되면서, 치매 치료를 위한 조건부 허가 활용 역시 쉽지 않다는 계산이다.

리아백스는 지난 2015년 3월경 향후 5년내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를 제출을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 승인을 받았지만 환자 추적관찰과 데이터 분석 등을 완료치 못해 허가가 취소됐다. 

결국 효과와 안전성 등 아직 변수 및 고려 사항이 많아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기엔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는 해석이다. 

치매치료제가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가족의 마음은 아쉽지만, 조건부 허가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다만 GV1001를 사용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GV1001은 치료목적 사용승인제도에 의해 치매환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제도는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들이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 등의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제도다. 신약 개발 중인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투여를 승인하는 제도로 지난 2002년부터 시행됐다.

해당 제도는 전문의에 의해 사용 필요성이 인정될 때에 한해 시행되고 있는데, 국내 임상약 중 치매 치료로 승인받은 사례는 GV1001이 유일하다. 

전문의면 가능하지만 사실상 대학병원 위주로 진행되는 있다. 제도 자체에 대한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의병원급에서는 활용이 쉽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일부 대학명원은 이미 환자나 가족들 일부는 GV1001의 사용을 위해 응급임상 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도 일부 치매환자들이 치매치료를 위한 용도로 사용 중이다.

개인이 약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조건부허가를 얻는 경우보다 더욱 용이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인 요소인 것이다. 

향후 치매 유병률의 증가에 따라 치매치료제 사용을 위한 응급임상 제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2월 젬백스엔카엘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이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의 예비선정 대상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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