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치매안심마을 지연에 정부지원금도 반납할 처지
용산구, 치매안심마을 지연에 정부지원금도 반납할 처지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3.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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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지원 40억원 사용기한 만료
용산구 치매안심마을 조감도
용산구 치매안심마을 조감도

서울 용산구가 추진 중인 치매안심마을 착공이 양주시 반대에 따라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계획했던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으면서 이미 받아놨던 정부지원금 40억원도 반납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15일 용산구청과 양주시에 따르면, 치매안심마을 건립을 위한 협의가 여전히 안갯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가 추진하는 치매안심마을은 국내에서 다른 지자체의 치매안심마을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기존 치매안심마을은 주민에 대한 치매교육이나 인식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용산구는 마을형태의 치매전담 노인요양시설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델은 네덜란드 호그벡마을이다.

예산만 약 18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지난해 마을 건립을 위한 설계도 작업까지 완료해 착공만을 앞두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이미 공사가 시작됐어야 하지만, 양주시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해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양주시는 외부 환자 유입에 따른 재정 손실과 기산저수지 관광개발사업 이미지 손실 등을 이유로 치매안심마을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편의시설 제공 등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양주시청 관련 실무자를 대상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주시는 여전히 치매안심마을 건립에 반대하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으며, 사업 진행은 중단된 상태다.

사업 중단에 따라 2년 전 정부에서 받아놨던 지원금 약 40억원도 반납하게 생겼다. 사용기한이 지난해 만료됐음에도 예산 집행을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사업비를 반납하게 할 경우 용산구는 정부에 지원금을 재차 요청한다는 계획이지만, 양주시와 협의 없이 지원금을 다시 받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치매안심마을은 용산구청장의 공약 중 하나였으며, 이미 3선을 한 상태라 내년 6월이면 마지막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추후 신임 용산구청장이 해당 사업을 이어갈 수도 있으나, 공전하고 있는 사업을 계속 끌고 가기에는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

용산구는 치매안심마을 건립을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끝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양주시의 협조 없이는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양주시의회는 2019년 치매안심마을 건립 반대 결의안을 2번이나 채택하면서 반대의지를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현재도 그 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치매환자를 위해 국내 첫 호그벡마을을 만들겠다는 용산구의 야심찬 계획도 시간이 지날 수록 무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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