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발성 알츠하이머 예측 '다중유전자위험' 검사 실효성은?
만발성 알츠하이머 예측 '다중유전자위험' 검사 실효성은?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11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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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AD-PGR 연구 첫 공개…비용효과성엔 "아직 걸음마 수준"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다중유전자위험(polygenic risk, 이하 PGR)' 점수 분석법이 새로운 진단툴로서 가능성이 주목된다.

최신 연구 결과, PGR 점수가 높은 인원 일수록 65세 이후에 증상이 발현되는 만발성 알츠하이머병(late-onset Alzheimer's disease, 이하 LOAD)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PGR 점수가 높을수록 뇌 해마 부피가 작아지고, 성인의 인지 및 행동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고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만발성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는 진단툴로 PGR 점수 분석법을 평가한 연구 결과가 미국신경정신약리학회 공식 저널인 신경정신약리학회지(Neuropsychopharmacology) 2021년 10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영국 글래스고대학 Rachana Tank 교수는 논문을 통해 "PGR 점수는 알츠하이머 발병을 감별하는 데 있어 현행 APOE 유전자검사를 보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LOAD-PGR 연구 결과 어땠나?…"좌측 해마 부피와 연관성 보여" 

PGR 점수 분석법은,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유전자적 변이를 조합해 연관성을 분석하고 위험도와 영향력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통상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신경질환들의 경우,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유일한 원인이 아니기에 고위험도 유전변이만으로는 질환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

따라서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유전자 분석으로 질병을 예측하는 PGR 점수가 주목받는 이유기도 했다.

연구팀은 "APOE의 ε4 대립 유전자는 65세 이후에 증상이 시작되는 만발성 알츠하이머병(LOAD)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 유전 요인으로 알려졌다"면서도 "다만 해당 APOE-ε4 대립 유전자의 존재가 LOAD가 발생하는 데 절대적이지는 않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다른 유전자의 기여도가 50~79% 수준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총 3만 2,790명의 비치매 인원들이 분석 대상으로 설정됐다. 이들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코호트 레지스트리에 포함된 인원으로 평균 연령은 63세였다.

면밀한 분석을 위해 특정 질병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파악하는 전장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이하 GWAS)이 활용됐다. 더불어 65세 이상의 만발성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650만 개의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 이하 SNP)을 분석했다.

이 밖에도 MRI 뇌 영상 평가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회백질 및 백색질, 해마 등 주요 뇌 부위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만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PGR 점수 분석은 좌측 해마 부피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또 이 같은 LOAD-PGR 점수는, MRI 영상검사에서 백질과집중(White Matter Hyperintensity)과 어떠한 연관성도 보이지 않았다. 백질과집중은 백질이 뇌에 몰려 뇌기능에 손상을 주는 혈류장애로, 뇌혈관장애시 특징적으로 관찰되며 인지장애나 치매 등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해당 과집중 현상은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라, 혈관 위험 요인을 통해 치매와 연결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지 및 집행기능이 PGR 점수와도 연관성을 보였다"며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 변이가 인지 문제 발생 이전에 초기 병리적 징후로 포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Tank 교수는 "흥미로운 점은 APOE가 다른 유전적 위험 변이체들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상호작용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본 연구의 방법론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PGR 점수 검사가 중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지, 비용 효과적인가 하는 질문을 놓고선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며 "진료현장에서 중재치료의 혜택이 기대되는 환자를 식별해내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은 제시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논문>Tank, R., Ward, J., Flegal, K.E. et al. Association between polygenic risk for Alzheimer’s disease, brain structure and cognitive abilities in UK Biobank. Neuropsychopharmacol. (2021). https://doi.org/10.1038/s41386-021-01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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