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알츠하이머 진행 예방 약제별 차이 있다"
고혈압약 "알츠하이머 진행 예방 약제별 차이 있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1.01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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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조사결과 발표…"APOE 유전적 상태 기반 하위분석 진행 예정" 

'복용 중인 고혈압 치료제에 따라 추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도 차이가 생길까?'
 
고혈압약의 사용과 알츠하이머 진행의 연관성을 놓고 "어느 정도 그럴 수 있다"는 최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 진행과정에서 뇌 병리적 변화를 줄이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포착된 것이다.

특히 이뇨제 계열 고혈압약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해마경화증 개선 혜택이 두드러졌는데, 알츠하이머병 신경병리학적(Alzheimer's disease neuropathology, 이하 ADNP) 지표를 20% 가까이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고혈압 약제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신경병리학적 변화를 비교해본 연구 결과가 제146회차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Neurological Association)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공개됐다(초록집 Abstract 375).

이번 결과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혈압약을 사용한 인원들의 경우 ADNP가 18% 감소한 것을 비롯해 루이소체(Lewy bodies) 22% 및 TAR DNA 결합 단백 43(TAR DNA-binding protein 43, 이하 TDP-43)이 40%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TDP-43은 다양한 퇴행성 뇌신경질환 발병에 개입하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고혈압 약제 중 이뇨제 계열약을 사용했을 때, 이 같은 혜택이 두드러졌다는 대목.

책임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신경과 Ahmad Sajjadi 교수는 "이번 분석 데이터는 초기 단계이자 예비 결과격"이라고 강조하며 "이뇨제가 뇌 신경병리학적 퇴행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 옵션일 수는 있으나, 이번 결과만으로 환자들에 특정 혈압강하제의 사용을 권고하기에는 아직 이른 측면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약제 계열별 차이 보여, 이뇨제 "알츠하이머 및 해마경화증 발병 위험 줄여"  

연구를 살펴보면, 임상연구 목적으로 기증된 총 3315명 환자의 뇌가 분석됐다. 연구 대상자들은 국립알츠하이머센터(National Alzheimer's Coordinating Center)에 등록된 이들로 최소 절반 이상이 사망 이전에 혈압 측정을 두 번 이상 시행한 경우였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81.7세로 마지막 센터 방문부터 사망까지 걸린 평균 기간이 13.1개월이었다. 참여자들의 44.4%가 여성이었으며, 57.0%가 최소 전문대학 이상의 교육수준을 가졌고 84.7%가 인지장애를 진단받았다.

연구 목적에 따라 고혈압의 정의는 수축기혈압/이완기혈압이 130/80 mmHg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으며, 평균 동맥압(arterial pressure, 이하 MAP)과 맥압(pulse pressure, 이하 PP)은 각각 100 mmHg, 60 mmHg 이상이 해당됐다.

고혈압약으로는 항아드레날린제제 및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II 수용체차단제(ARB), 칼슘채널차단제(CCB), 베타차단제(BB),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 단일제와 복합제 등이 이용됐다.

주요 평가지표로는 ADNP 및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 루이소체, TDP-43 등의 신경병리학적 변화가 비교됐다. 더불어 죽상동맥경화증을 비롯한 대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cerebral amyloid angiopathy), 전두측두엽 퇴행(frontotemporal lobar degeneration, 이하 FTLD), 해마경화증(hippocampal sclerosis, 이하 HS)의 진행도 평가됐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전반적으로 고혈압약을 사용한 인원들에서는 ADNP의 위험비(odds ratio)가 0.822, 루이소체 위험비 0.786, TDP 43 위험비는 0.597로 분석됐다. 이는 ADNP 및 루이소체, TDP-43이 각각 18%, 22%, 4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 것. 이 외에도 수축기혈압이 높은 인원일수록 ADNP가 1.28배 증가하는 경향성도 보고됐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고혈압 약제별로도 혜택에 차이를 보였다는 부분이다. ARB 계열 고혈압약의 경우 전두측두엽 퇴행 발생 위험을 40% 줄였으며, 이뇨제 계열 고혈압약에서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36%, 해마경화증 발병을 32%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고혈압 약제 중 이뇨제가 알츠하이머병과 해마경화증의 발병률을 낮추는 주요 동인으로 평가됐다"며 "고혈압약과 뇌신경병리를 연결하는 잠재적 기전 중 하나는 혈압이 너무 높으면 혈관이 손상될 수 있지만 또 혈압이 너무 낮으면 관류가 적절치 않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고혈압약은 뇌신경 퇴행으로 이어지는 경로의 일부를 변경시킬 수 있다. 이를테면 알츠하이머병에서 APOE 기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얘기"라면서 "추후 환자들의 APOE 유전적 상태와 사망 연령을 이용한 하위분석을 진행할 계획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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