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ZD 계열 당뇨약, 혈관성치매 위험도 저하에 효과"
"TZD 계열 당뇨약, 혈관성치매 위험도 저하에 효과"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9.02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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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
박철영 교수

최근 티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TZD) 계열 당뇨병치료제가 알츠하이머치매와 혈관성치매 등에 큰 이점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당뇨병은 치매 위험인자 중 하나로 당뇨 수치를 관리하는 것으로 치매의 위험성을 낮춰주지만, 다른 계열 당뇨약보다 특히 TZD 계열 복용자들에 대한 치매 위험도 감소가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에게 해당 연구의 의의와 결과에 대해 들어봤다.

Q, 당뇨병치료제와 치매를 연구 주제로 삼게 된 배경은?

= 이 연구는 굉장히 오래전 로지글리타존부터 시작됐다. 로시글리타존은 알츠하이머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에 대한 기초 연구 데이터들이 많았다. 사실 연구 결과를 확실하게 입증하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TZD 계열의 뇌졸중 2차 예방 효과는 확실히 있다. 또 최근 혈관성 치매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TZD가 유의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분석을 시작했다.

Q, 연구 주요 내용을 소개해 달라.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당뇨병 약제별 심혈관 질환과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등 치매, 즉 뇌와 관련된 아웃컴의 차이를 살펴봤다.

TZD 계열의 치료제는 다른 계열과 비교하면 심혈관계 질환의 안전성에 대한 이슈가 있었는데, proactive study에서는 심혈관계 위험을 확실히 줄이는 이점을 나타낸 연구도 많이 있었다. IRIS 연구를 보면 TZD가 뇌혈관에 상당한 이점이 있다. 뇌졸중 가이드라인에서도 2차 예방(Secondary Prevention)에서 TZD를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환자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당뇨병 환자의 처방은 매우 복잡하다. 환자에 따라 경구 2제 병용요법, 3제 병용요법 등 다양하게 처방하기 때문에 분석 디자인을 간소화했다. 메트포르민 후 TZD를 처방하는 2제 요법에 한해서 분석한 결과, DPP-4억제제는 물론 TZD가 포함된 병용 요법에서 TZD가 모든 종류의 치매의 위험성을 낮추는, 전체적으로 유의한 효과(beneficial effect)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사용자에서는 베네핏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인슐린 처방받기 전의 당뇨병 환자의 약제 선택 시에는 TZD가 모든 종류의 치매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겠다고 볼 수 있다.

Q, 구체적으로 치매와 관련해 어떤 이점이 있었나?

= 연구 결과를 보면, 로베글리타존을 비롯한 TZD 계열 당뇨병 치료제를 병용 처방할 경우, TZD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AD) 및 혈관성 치매(VaD)의 위험이 상당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메트포르민과 설포니유레아 계열의 당뇨약을 처방받은 환자를 1로 봤을 때 설포니유레아계열의 약물과 TZD를 병용 처방한 환자를 비교하면 위험도(HR)는 0.962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TZD가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의 위험성을 낮추는 것과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특히, 그 중에서도 혈관성 치매는 위험도가 0.859까지 떨어져서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경구 2제 병용요법 시 로베글리타존을 비롯한 TZD 계열 당뇨병 치료제를 포함할 경우, TZD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all-cause dementia), 알츠하이머 치매(AD) 및 혈관성 치매(VaD) 위험이 상당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HR=0.918, 0.925 및 0.859)

Q, TZD 계열 당뇨약의 어떤 요인이 치매 위험을 낮췄나?

= 명확하게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몇 가지 요인을 추정할 수 있는데, 첫째, TZD의 가장 큰 장점인 혈당 강하다. TZD는 다른 계열의 약물보다 혈당 조절이 잘 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성을 낮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성 반응도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데, TZD는 피파감마와 결합 친화도가 높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피파감마는 중성지방을 내리고 HDL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결국 TZD가 죽상동맥경화증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미세순환이 확실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항염증작용, 항산화작용은 물론 이러한 TZD 계열의 특징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Q, 정확한 메커니즘을 추정할 수 없는 이유는?

= 이번 연구는 약제 사용 후 치매의 발생률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TZD 계열이 처방된 환자는 다른 계열의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보다 치매 발생률이 낮다는 유의한 차이를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약제 처방 결과만 있는 공단 데이터를 통해서는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TZD에 대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으니 다음 단계의 연구를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Q, 추가 임상을 한다면 TZD 계열 당뇨약의 치매 예방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고 예상하나?

= 혈관성치매에 대한 임상 연구는 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고령화되면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반되는 환자가 많아지면 결국 혈관성치매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연구를 위해 제2형 당뇨병 환자 270만3,71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해 이 부분이 고려돼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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