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민A 표적약 시뮤필람 임상 조작 논란, 사건 전말은?
필라민A 표적약 시뮤필람 임상 조작 논란, 사건 전말은?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1.18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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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블롯 조작 FDA 청원 접수, 학술지 "문제 없다"…SEC 진상조사 돌입 

'타우 단백의 과인산화반응을 차단하고 신경염증을 줄여주는 경구용 저분자화합물의 등장.' 해당 신약 개발로 주목을 한몸에 받은 미국 바이오테크 '카사바 사이언스'가 임상 데이터 조작 논란으로 진통을 앓고 있다.

초기 임상연구 단계에서 진행한 유전자분석 이미지 일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인데, 현재 해당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는 관련 민원을 접수받자 내부검토를 통해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논란이 계속되면서 정부 조사위원회까지 진상파악을 위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상황으로 이슈 해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물질 '시뮤필람(simufilam)'을 개발 중인 카사바 사이언스(Cassava Sciences)가 임상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는지 여부를 놓고 진상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1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카사바 주식은 22.1%가 급락하는 사태가 연출되기도 했다. 

현재 카사바 측은 말을 아끼는 상황. 특정 정부기관으로부터 임상자료 제출을 요청받은 것은 사실로 해명했지만, 기관명이나 자료 내용에 대해서는 소상히 밝히지 않은 것이다.

문제의 시발점은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는 카사바의 임상자료와 관련한 시민청원(Citizen Petition)이 접수됐다. 

이에 따르면, 공매도 건을 대리하는 미국 로펌 측이 제출한 해당 시민청원에는 카사바가 2012년 7월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단백질의 존재를 탐지하기 위한 유전자분석방법인 웨스턴블롯(Western blots) 검사상 일부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논란을 제보받은 학술지 측의 내부검토 결과를 살펴보면 얘기는 달랐다.    

민원이 제기된 이후 신경과학저널은 문제가 된 웨스턴블롯 이미지를 포함한 해당 논문의 원자료격인 미가공 데이터(raw data) 전부를 회사에 요청했다. 뒤이어 자료제출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나오기는 했으나, 학술지는 내부검토를 통해 시뮤필람의 웨스턴블롯 이미지상에 데이터 조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일단, 소문과 달리 사태가 수습되는 모양새기는 하다. 카사바는 "3분기부터 두 건의 3상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보다 멀리 보고 임상 프로그램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조사에는 긴밀히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필라민A 표적 신약 개발 주목받아…"연말 예정대로 추가 3상연구 진행"

이번 사태에 카사바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도 재조명을 받았다.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물질 시뮤필람은 뇌혈관장벽(brain blood barrier)의 투과율을 높인 저분자화합물로, 1일 2회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정제 형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스캐폴드 단백질(Filamin A)에 결합해 정상적인 형태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 작용기전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뇌의 타우 과인산화를 막고 신경염증을 감소시키는 혜택이 기대를 모으는 것.

현재 시뮤필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3상임상은 총 2건으로, 첫 임상에 환자 등록을 시작하는 한편 두 번째 연구는 올 연말 본격 임상 평가에 착수할 계획이다.

첫 임상은 RETHINK–ALZ 연구(NCT04994483)로, 50세~87세 연령의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750여 명을 모집한다. 미국 및 캐나다 지역에 위치한 39개 의료기관을 시작으로 임상 참여기관의 범위를 늘려나갈 예정.

해당 환자들을 대상으로 1일 2회 시뮤필람 100 mg 용량의 정제나 위약을 무작위로 투약해 52주간 추적관찰을 진행하게 된다.

이어 연말 진행 예정인 두 번째 3상임상은 REFOCUS–ALZ 연구(NCT05026177)다. 시뮤필람의 용량 선택지를 50 mg과 100 mg 두 가지로 늘리고, 추적관찰 기간을 78주(18개월)로 확장했다.

대상 환자의 연령대는 50세~87세로 첫 번째 임상과 동일하며,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1,000여 명을 모집해 미국 및 캐나다 지역 23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을 시작하게 된다.

회사 측은 "신경염증 뿐만 아니라 타우의 과인산화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시뮤필람의 3상임상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적 혜택에 있어 거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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